비대면 시대, 챗봇 활용 황금기가 도래한다

[아이티데일리] 챗봇(Chatbot)이 4차 산업혁명 시대 인공지능(AI) 부문의 첨병으로 IT업계 화두가 된 지 3년이 지났다. 다양한 기술이 접목되며 사용자 편의성이 크게 향상된 챗봇은 이미 사용자들이 가장 현실적으로 접해볼 수 있는 AI 솔루션으로 자리 잡았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로보틱 프로세서 오토메이션(RPA),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 등과도 연계되고 있다. 이 모두 사용자 편의성 향상이라는 목표로 점차 챗봇이 고도화되고 있는 것이다.
 

① ‘멍청이’ 챗봇에서 ‘일꾼’ 챗봇으로
② 사용자 편의성 위해 접점 단일화 및 신기술 결합
③ “조건 갖춰졌다”, 지금이 챗봇 도입 적기


사용자 편의성 위해 접점 단일화 및 신기술 결합

챗봇의 편의성 향상을 위해 사용자 접점이 하나로 통합되고 있다. 최근에는 서로 다른 챗봇들이 결합되기도 한다. 한 명의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위해 사용자와 맞닿는 접점을 가진 챗봇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불러올 수 있는 다른 챗봇과 서로 통신한다는 것이다.

가령, 대학교 도서관의 도서 정보를 대학교 홈페이지에 구축된 대표 챗봇과의 대화를 통해 얻을 수 있다. 사용자가 대학교 홈페이지의 대학교 인트라넷을 통해 대학교 도서관 홈페이지에 별도로 들어가 그 안에 있는 챗봇과의 대화를 통해 정보를 얻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앨 수 있다. 대학교 홈페이지에 구축된 챗봇이 사용자와 도서관 챗봇의 대화를 대신해주는 것이다.

사용자가 기존 2개의 챗봇과 대화를 했던 것을 1개의 대표 챗봇과의 대화하게 함으로써 편의성을 높인 것이다. 최근 국내 챗봇 기업들은 챗봇 접점 단일화를 위해 역량을 모으고 있다.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챗봇에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기술도 적용되고 있다. 또한, 기존 텍스트 위주의 챗봇이 아닌 사용자 편의성을 높인 음성 챗봇도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면, 사용자가 “7월 3일 휴가 갈래”라고 챗봇에 입력하면 챗봇 엔진이 “7월 3일 휴가 신청”이라는 인텐트를 도출하고, 이를 회사의 ERP 시스템에 RPA 기술을 통해 연계한다. 이렇게 완성된 ‘휴가 신청’의 결과를 챗봇이 상사와 결정권자의 승인까지 받게 된다. 이후 챗봇은 그 결과를 사용자에게 전달해준다.

이 때 RPA와 ERP 시스템을 연결하는 방식은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다. 한 마디로 RPA와 ERP 시스템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준다는 것이다. API라는 징검다리를 통해 RPA가 ERP의 인사기록시스템에 접근해 사용자의 연차 사용을 대신해 준다. 그리고 다시 사용자와 접점에 있는 챗봇에 전달한다.

이런 기술적인 결합을 위해 시장에서는 업체간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 챗봇 기업 중 하나인 코난 테크놀로지는 RPA 기업인 이든티앤에스와 MOU를 체결했다. 또한, 더존과도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용자 편의성 향상과 관련해 RPA 뿐만 아니라 광학식문자판독(OCR) 기술도 최근 주목받고 있다. OCR 기술을 통해 이미지를 인식하는 작업을 챗봇이 할 수 있다. 회사에 영수증을 처리하기 위해 영수증 파일을 챗봇에 보내면, 챗봇이 OCR 기술을 적용해 영수증을 재무팀에 보내 업무를 처리하는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사용자는 영수증 파일을 챗봇에 보내는 단순한 작업만으로 기존의 번거로운 영수증 처리 절차를 단순화할 수 있다.

최근에는 챗봇이 자율주행 로봇과도 연계되고 있다. 공항이나 박물관, 대학교 도서관 등 공공 서비스 부문에서 도입되고 있는 자율주행 로봇과 챗봇이 연계돼 운영시간이나 위치 등 해당 시설의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텍스트뿐만 아니라 음성 서비스고 가능하며 한국어 외에도 영어, 중국어, 러시아어도 함께 지원한다.

음성 인식기술을 적용한 챗봇으로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 경우도 있다. 음성인식 스피커, 모바일 기기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통해 음성으로 정보를 문의하고 음성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음성 인식 기술을 탑재한 챗봇과 대화하게 되면, 노약자 및 장애인과 같은 정보 소외 계층에게도 정보를 쉽게 제공할 수 있다. 또한, 문장을 정리해 입력해야 했던 텍스트 형태의 챗봇보다도 활용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챗봇이 처음 AI의 첨병이라는 이미지로 사람들에게 다가왔을 때, 사람들은 많은 기대를 가졌다. 물론 기대만큼 실망도 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면서 다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실제 음성 인식 챗봇은 관련 기업들에게는 미래 먹거리로 인식되고 있을 만큼 큰 기대를 주고 있다. 안미영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 챗봇 PM은 “사용자 경험을 고려했을 때 텍스트에서 음성으로의 전환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라며, “현재의 음성인식 기술은 이미 안정화 단계에 있다. 음성인식 챗봇을 고려하지 않던 챗봇 업체들마저도 이 시장에 뛰어들도록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사용자 접점 단일화라는 트렌드에 대해 김규훈 코난 테크놀로지 미래전략그룹장은 “챗봇을 위한 애플리케이션들이 많아지고 이런 애플리케이션의 설치가 많아지면서 사용자들의 피로도가 늘었다”며, “이러한 흐름이 챗봇의 접점 단일화라는 트렌드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컨설팅이 핵심

챗봇 구축에 앞서 필요한 챗봇의 기술적 대화 과정은 대화 UI(User Interface)가 되는 ‘인터랙션(Interaction)’과 사용자가 물어온 답변을 기계가 이해할 수 있도록 변환하고 답을 찾아오는 응용 과정인 ‘인테그레이션(Integration)’, 질문을 이해하고 대화를 관리하며 응답을 생성하는 ‘인텔리전스(intelligence)’ 등 3가지로 나뉜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와 접점을 마주하는 ‘인터랙션’과 ‘인텔리전스’도 중요하지만, 양질의 데이터를 골라 지도학습을 시킴으로써 챗봇의 정확도를 높이는 ‘인테그레이션’이 매우 중요하다.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 사용자 질문에 대한 답변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장정훈 와이즈넛 연구소장은 “양질의 데이터 가운데서도 옥석만을 골라야 한다”며, “알고리즘 작업을 수없이 구동시켜 5~10% 정도의 정확도를 70~8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챗봇 정확성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챗봇 구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컨설팅이다. 챗봇이 어떤 업무를 대체할 것인지 등 서비스 목적도 컨설팅 단계에서 설정한다. 이후 고객의 데이터를 챗봇 구축 기업이 직접 확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일반적으로 챗봇을 구축하려는 기관이나 기업이 양질의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보통 데이터 선별하는 작업에 1~2개월이 소요된다. 다음으로 챗봇의 응답 범위에 대해 협의한다.

이러한 과정이 끝나면 현황을 분석하고 방향성을 수립한다. 가령, FAQ(Frequently Asked Question)를 위한 챗봇을 구축한다고 했을 때, 기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터뷰를 실시해 방향성을 잡는다. 이후 데이터 구축이 진행된다.

데이터 구축 기간은 보통 2개월이지만 상황에 따라 6개월까지 소요된다. 이렇게 구축된 데이터를 챗봇 엔진에 넣으면 바로 동작한다. 정확도는 챗봇을 운영하면서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데, 정확도가 85% 이상이면 무난한 것으로 인식된다.

챗봇 구축과정에서 주의할 점에 대해 장정훈 와이즈넛 연구소장은 “2가지가 핵심이다. 비용과 정확도다. 구축에 비용은 물론 운영과 관리 등도 염두에 둬야한다”며, “정확도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정답셋(테스트셋)을 별도로 구축해 최종 검수단계를 진행한다. 1,000개 중 900개가 통과되면 정확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챗봇 구축사례]

병무청, 민원상담 챗봇 ‘아라’ 구축

병무청은 민원상담을 위해 와이즈넛의 챗봇 서비스를 이용해 ‘아라’를 구축, 운영하고 있다. ‘아라’는 병무 행정 서비스의 주 이용자(18세~35세)를 대상으로 평일 근무시간 외에도 24시간 365일 인공지능 챗봇이 자동으로 답변해 주는 인공지능기반 민원신청시스템이다. 일반인이 본인인증 절차를 거친 개별 로그인을 통해 ▲맞춤형 병적 정보 제공 ▲병무 관련 민원 출원 등의 대응이 가능하다.

사업이 처음 계획됐을 때 연간 예상 이용자는 11만 6,600명으로 예상됐다. 이 같은 수치가 나온 이유로는 병무청의 ‘아라’ 챗봇의 대상이 디지털 환경에 거부감이 덜한 10대에서 30대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챗봇의 활용도가 보다 높았다. 특히, 와이즈넛 측은 ‘아라’ 챗봇을 구축하기 위해 병무청의 관련 데이터를 양질의 데이터로 가공에 앞서 컨설팅을 자세하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병무청 민원상담 챗봇 구축 사업 관련해 수주할 수 있었던 계기에 대해 장정훈 연구소장은 데이터 구축 경험을 꼽았다. 공공부문의 챗봇을 구축한 경험이 많았고, 정확도 역시 강점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병역이행을 위한 병역판정검사부터 동원훈련까지의 단순(3분 이내) 상담을 야간·주말·공휴일 상관없이 실시간 자동으로 상담하고, 병무 관련 민원서류 39종에 대해 사용자가 필요한 서식 추천부터 작성·신청에 이르기까지 원스톱(One-stop) 상담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라’는 병무청 홈페이지와 자체 애플리케이션 뿐만 아니라 카카오 플러스 친구와도 연계돼 이용자들의 공공서비스 접근성을 높여 편리한 병무 행정 서비스를 지원한다.

▲ 병무청 챗봇 ‘아라’에 ‘예비군’이라는 단어를 작성했을 때 관련 검색어를 추천해준다.
▲ 병무청 챗봇 ‘아라’ 서비스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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