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환경 디지털 전환, 안정성·보안 갖춘 VDI가 적격

[아이티데일리] 전 세계적인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기업 업무 환경에는 큰 변화가 일어났다. 재택근무가 권장되면서 사내 PC에서만 가능한 업무를 집이나 카페 등 회사 외부에서도 할 수 있도록 가상사설망(VPN)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났고, 다수의 팀원들이 원활하게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영상회의 솔루션도 각광받았다. 좀 더 간편하게 업무 관련 대화를 주고받기를 원하는 경우에는 비즈니스용 메신저가 사용됐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의 뉴 노멀(New Normal) 시대, 본격적인 스마트 워크(Smart Work)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데스크톱가상화(VDI) 솔루션을 도입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에 기업들은 안정적인 성능을 발휘하면서도 보안 우려까지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VDI 도입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VDI ①] 코로나19로 VDI 관심↑…관리·보안 이점
[VDI ②] VM웨어·시트릭스시장 양분, 기술력 상향평준화
[VDI ③]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데스크톱(DaaS) 기지개

“VPN은 임시 대책일 뿐”…VDI 관심 높아져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대유행(pandemic)으로 인해 기업 업무 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초기 며칠간의 임시 재택근무를 실시하며 추이를 지켜보던 기업들은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VPN(가상사설망)을 통해 사내 PC를 원격으로 제어하는 방법을 생각했다. 이를 통해 원격근무가 본격적으로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장기화된 재택근무에 대응하고자 한 것이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VPN 기반의 원격 근무가 임시 대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사용자가 몰리면 속도가 느려지는 등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고, 자칫 보안 측면에서도 문제가 발생하기 쉽기 때문이다. 자연스레 기업들은 VDI(Virtual Desktop Infrastructure, 데스크톱 가상화) 기술에 눈을 돌리고 있다.


관리·보안 이점, 스마트 워크 환경 구현

VDI는 기업의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상에 위치한 서버의 자원을 가상화 기술로 다수 사용자에게 분배해 마치 개인 PC와 같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개념이다. VDI 기술을 활용하면 IT담당자가 회사 곳곳에 분산된 개인 PC를 일일이 관리하지 않아도 되므로 관리 측면에서 편리하고, VPN 대비 보안상 더욱 안전하며, 업무에 필요한 PC 데스크톱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중요한 데이터가 모두 중앙 서버에 저장되므로 개인 PC 관리를 소홀히 해 발생할 수 있는 데이터 유출이나 유실 문제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물론 VDI는 PC를 대체할 별도의 하드웨어를 도입해야 하므로 VPN에 비해 구축에 시간이 걸리고 도입을 위한 상당 규모의 예산을 따로 잡아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 그러나 임시방편이 아닌 본격적인 스마트 워크(Smart Work) 환경, 즉 디지털 워크스페이스(Digital Workspace)를 구축하기 위해 삼성SDS, LG CNS, SK(주) C&C 등과 같은 대형 IT서비스 기업들은 몇 년 전부터 VDI를 자체적으로 구축해 활용하고 있다.

선도적으로 VDI를 도입한 대기업들을 제외하면 국내 VDI 시장은 지난 몇 년간 공공기관 및 금융권의 업무망-인터넷망 분리, 즉 망분리 사업 덕분에 성장이 가속화됐다. 그리고 올해 코로나19 상황이 터지면서 VDI 시장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병철 VM웨어 엔드유저컴퓨팅(EUC) 부문 상무는 “VDI 기술은 회사의 데이터를 중앙 집중해서 관리하기 위한 목적에서, 또 금융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망분리에 대응하기 위해 발전해왔다. 그리고 현재는 스마트 워크를 위한 도구로서, 그리고 보안 문제를 충족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면서, “네트워크와 스토리지 부문의 가상화 기술이 발전하면서 많은 VDI 사용자가 몰릴 때 발생하던 병목 현상도 없어졌고, 전체적으로 소프트웨어 정의 데이터센터(SDDC) 기반의 기술들이 이전에 비해 많이 뒷받침되고 있어 충분히 투자한다면 일반 PC를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체감 성능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 VDI는 최소한의 하드웨어로 구성된 ‘제로클라이언트’ 단말을 이용해 서버에 접속하고 중앙의 컴퓨팅 자원을 이용한다. 사진은 틸론의 ‘제로플렉스’

고객 문의 늘고 실적도 고공 행진

국내 VDI 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해 VDI 구축 규모를 확대하거나 도입을 문의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 올해 실적 향상을 기대한다. VM웨어 가상화와 클라우드,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부문의 IT서비스 구축 사업을 하고 있는 굿모닝아이텍의 VDI 팀장인 박준성 부장은 “작년 말부터 1월 초 정도까지는 한 달에 5~10건 정도의 VDI 관련 컨설팅 문의를 받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터지고 난 지금은 일주일 만에 5~10건 정도의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면서, “VDI 도입을 고려하는 규모 역시 50~100유저(사용자 수) 정도의 시범사업 수준에서 1천 유저, 많게는 1~2만 유저 정도로 커졌다. 기존에 일부 부서나 특정 업무에만 도입하던 VDI를 그룹사 전체 차원에서 계획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다. 기업들이 코로나 대응을 위해 예산을 급히 VDI 쪽으로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4년부터 시트릭스 솔루션을 기반으로 17년째 VDI 구축 사업을 해오고 있는 나무기술 역시 이 같은 시장 분위기에 실적 확대를 기대한다. 정연존 나무기술 영업1본부장은 “코로나19에 대응해 재택근무에 대한 문의가 늘어난 게 사실이다. VDI 부문은 나무기술이 느끼기에 전년 대비 약 50% 이상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상담을 거쳐 실제 투자까지 가는 경우 역시 전년 대비 30% 정도의 상승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전 세계 VDI 시장을 양분하다시피 하고 있는 시트릭스와 VM웨어는 올해 실적 면에서 호조를 띄고 있다. VM웨어는 회계연도 1분기를 기준으로 총 27억 3천만 달러(약 3조 2,6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실적을 자랑했다. 또한 시트릭스 본사는 올해 상반기 VDI 수요가 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으며 성장률이 수백 %에 달한다고 밝혔다. 주가 역시 최고가를 찍었다. 특히, 국내에서도 상반기에 전년 대비 10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게 이동운 시트릭스코리아 지사장의 설명이다. 이 지사장은 “현재 시트릭스코리아의 전체 고객사 가운데 약 40% 정도가 상반기 코로나 사태로 인해 VDI를 신규 혹은 추가 도입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가상 터미널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 국산 VDI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는 틸론 역시 VDI에 대해 높아진 관심을 체감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발표한 ‘디지털 뉴딜’ 사업의 내용을 살펴보면 “과장 좀 보태서 절반이 VDI 관련이었다”는 게 이춘성 틸론 부사장의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코로나19는 업무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시키는 트리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과거 인프라 중심이었던 클라우드가 현재 데브옵스 툴, 빅데이터 등 개발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다면, 앞으로의 VDI는 DaaS(서비스형 데스크톱) 형태로 기업 비즈니스에 맞춰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 김병철 VM웨어 엔드유저컴퓨팅(EUC) 부문 상무

“VDI 마음 놓고 사용하려면 충분한 보안 담보돼야”

김병철 VM웨어 엔드유저컴퓨팅(EUC) 부문 상무


Q. 최근 VDI 시장 동향은?

대기업 및 중견기업에서 VDI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프라이빗 클라우드 상태에서 DaaS 형태의 서비스를 하는 기업들이 꽤 있다. 그러나 퍼블릭 클라우드의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어느 기업이 자신들의 정보를 외부에 올려놓고 마음껏 쓸 수 있겠는가. 그래서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DaaS를 쓰는 고객들은 수십~수백 유저 규모로 매우 적은 수준이다.

결국에는 보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견 규모 이상의 기업들이 퍼블릭 DaaS로 가는 것은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VDI 사용 시 유의해야할 점은.

역시 접속과 관련된 보안 부분이다. VDI나 DaaS가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충분한 보안이 필요하다. 허락 받은 사용자인지, 액세스하려는 장비가 보안 규정을 준수하고 있는지를 충분히 확인하고 접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VM웨어는 ‘워크스페이스 원(Workspace ONE)’과 같은 제품으로 추가적인 보안을 지원하고 있다. 어떤 기기로 접속하든지 액세스를 제어하고, 사용자 기기에 리스크는 없는지 지속적으로 검증해 알림을 제공함으로써 제로 트러스트 보안을 제공한다. OS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면 공지해주고, 네트워크가 갑자기 변경되면 한번 더 확인한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업데이트가 있을지도 모르니 디바이스 패치도 중앙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한다.


Q. 최근 대표 구축 사례가 있다면.

SK하이닉스의 경우 VM웨어 호라이즌 엔터프라이즈(VMware Horizon Enterprise)를 도입해 강화된 보안의 데스크톱 가상화 환경을 구현했다. 또한 SK하이닉스의 데스크톱 가상화 환경에는 SDN(Software Defined Network) 기술이 활용돼 한층 높은 수준의 보안 환경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바이러스 및 멀웨어 등의 위협이 가상 데스크톱 간에 전파되지 않도록 하는 가상 데스크톱 간의 네트워크 격리, 업무 특성에 따른 가상 데스크톱 환경 구성으로 혁신적인 보안 개선 효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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