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로 총칭되는 미국의 IT 대기업 4사는 지난달 29일 미 의회에서 독점금지법과 관련한 청문회와 다름없는 질의를 받아야 했다. 며칠 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는 백악관에 전화를 걸어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앱 틱톡(TikTok) 인수를 위한 협의를 했다. 이는 로이터통신 등 전 세계 주요 언론이 대서특필했다.

포브스지는 400억 달러(48조 원) 규모로 예측되는 틱톡의 인수는 마이크로소프트로서는 가장 크고 리스크 높은 거래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나델라는 2014년 CEO 취임 이후 링크드인이나 깃허브(GitHub: 소프트웨어 버전 관리와 개발을 지원하는 웹호스팅 업체) 등을 인수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이미지를 쇄신해 왔다.

▲ 마이크로소프트가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을 인수하면 광고 사업 등으로 크게 비약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MS 홈페이지

보도에 따르면 나델라는 이번 기회에 틱톡을 인수해 마이크로소프트의 B2C 사업을 재구축하려 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 캐피털 사파이어 벤처(Sapphire Ventures)의 공동 창업자 제이 다스는 “구글이나 아마존, 페이스북 등은 광고로부터 거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틱톡을 인수해 광고 사업으로 크게 비약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3일 틱톡의 미국 사업 인수를 위한 승인을 트럼프 정부로부터 받아냈다. 백악관은 이 앱을 안보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틱톡은 미국에서만 1억 명 이상이 이용, 막대한 광고 매출을 창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공식 블로그에서 틱톡의 미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사업의 인수 절차를 9월 15일까지 완료하고 미국의 기업을 소액 주주로 초청하겠다고 선언했다. 프라이버시 우려를 고려해 모든 이용자의 데이터는 미국 내 서버로 이전하고 해외에 저장된 데이터는 모두 삭제한다는 것이다.

IT 업계 관계자들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움직임을 합당한 것으로 봤고 투자자들도 이 선언을 환영했다. 3일 미국 주식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는 5.6% 상승, 시가총액이 매수로 지불할 액수 이상으로 증가했다.

나델라가 CEO에 취임하기 이전의 마이크로소프트는 거액의 인수에서 실패를 거듭했다. 2011년에 전 CEO 스티브 발머 때는 85억 달러에 스카이프를 매수했지만 애플이나 페이스북 정도의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최근에는 줌에게도 밀리고 있다.

2013년에는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노키아를 76억 달러에 인수해 모바일 사업의 주축으로 삼으려 했지만 안드로이드가 아닌 윈도 기반의 스마트폰 사업은 난관에 봉착했다. 또 구글의 검색엔진 사업에 맞서려던 빙(Bing) 부문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 흐름을 바꾼 것이 나델라다. 그는 우선 기업서비스 인수에 주력해 2016년 260억 달러에 링크드인을 인수한 데 이어 2018년 깃허브를 75억 달러에 인수,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강화했다.

톡톡의 인수는 게임 부문의 X박스나 태블릿 서페이스(Surface), 마인크래프트 등 컨슈머 전용 사업의 강화에도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전 부사장 출신으로 현재 매드로나 벤처에 근무하는 소마 소마세거는 “틱톡의 광고 비즈니스가 향후 빙으로 통합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게임 사업에서도 틱톡이 X박스를 보완하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틱톡을 인수하면 온라인 광고 분야의 제4의 기업으로 떠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틱톡의 미국 광고 사업은 2020년 5억 달러, 2021년에는 1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마이크로소프트에게 틱톡의 인수는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의 기회가 된다. 이번 인수는 나델라가 이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야심을 보여준다. 틱톡을 인수함으로써 마이크로소프트는 새로운 DNA를 수중에 넣게 된다고 포브스지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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