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데일리] 중국 기업이 미 애플의 음성 어시스턴트 ‘시리(Siri)’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 중국 법원에 제소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포브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제소가 받아들여지면 애플은 세계에서 2번째로 중요한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을 비롯한 자사 제품을 판매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한다.

▲ 중국 기업이 미 애플의 음성 어시스턴트 ‘시리(Siri)’가 자사의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 중국 법원에 제소했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보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둔 상하이자인네트워크테크놀로지는 애플의 음성 도우미 기능 시리가 자사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상하이자인은 시리와 유사한 음성 도우미 특허를 최근 취득했다.

소송 문건에서는 특허를 침해하고 있다는 애플 제품의 중국에서의 판매나 생산, 사용의 정지를 요구하고 있다. 또한 애플에 대해 약 100억 위안(1조 7,000억 원)의 손해배상 지불도 요구했다.

시리는 아이폰은 물론 아이패드, 애플 워치, 애플 TV, PC 맥(Mac), 스마트 스피커 홈팟 등 거의 모든 애플 제품에 들어간다.

중국은 미국 외의 국가 중 애플 최대의 매출을 올리는 시장이지만 화웨이를 비롯한 현지 업체와 격렬한 시장 경쟁을 펼치고 있는 곳이다. 화웨이는 올해 2분기에 내수에 힘입어 세계 스마트폰 출하 대수로 선두에 뛰어 올랐다.

WSJ 보도에 따르면 잠정적인 금지가 제기되면 중국 법원은 시리를 탑재한 애플 제품의 중국 판매를 재판이 계속되는 동안 금지하도록 결정할 수 있다고 한다.

애플은 구글이나 페이스북, 아마존과 같은 다른 미 IT 대기업과 달리 중국에서 존재 의미가 크다. 애플이 중국의 엄격한 인터넷 관련법을 따르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다. 이 점에 대해서는 미국 내에서 비판을 받기도 한다.

미·중 무역 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화웨이와 ZTE 등의 제품에 제재를 가하는 등 중국의 IT 기업을 공격하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중국 바이트댄스가 보유한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의 미국 사용을 금지하겠다고도 위협했다. 틱톡은 현재 미 기업에 의한 매수 교섭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양국의 긴장 때문에 중국에서의 소송이 애플에게는 불리할 것이라는 예상도 만만치 않다. 중국의 경우 시장 논리도 작용하지만 중국 정부의 입김이 더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 2016년 ‘IPHONE’이라는 상표로 핸드백과 스마트폰 케이스를 만들던 중국 기업과의 지적재산 소송에서 패소한 바 있다. 이에 앞서 2012년에도 중국에서 아이패드 상표권을 둘러싼 또 다른 중국 기업과의 소송에서 6000만 달러(710억 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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