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를 통한 발전 사례 비교와 우리의 현황

[컴퓨터월드]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 열리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주체는 소프트웨어다. 즉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Bigdata) ▲클라우드(Cloud) ▲로봇(Robot) ▲3D프린팅 ▲자율주행자동차 등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핵심 기술들과 응용 기술들이 산업과 사회의 경계를 허물게 된다. 다시 말해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한 융합의 산물들이 우리사회를 크게 변화시켜 나간다는 것이다.

이 혁명은 기존 1~3차 산업혁명들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즉 보다 더 빠르고, 더 다양하고 많은 분야에서, 사회 전체 시스템의 변화를 수반하며 사회를 탈바꿈시킬 것이다. 거부할 수 없는 변화의 흐름이자 진화이다. 본지는 이에 따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주체들에 대한 보다 상세한 내용을 살펴보고자 안성원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신기술확산연구팀장이자 공학박사로부터 기고를 받아 10회에 걸쳐 전문가 강좌를 연재한다. <편집자>

▲ 안성원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신기술확산연구팀장
- 고려대학교 컴퓨터공학과 졸업 (컴퓨터공학박사)
- 연구분야: SW신기술/AI, IoT, 빅데이터 등 지능정보기술/
자율주행자동차/지능정보기술인프라
 

1. (인공지능 배경 및 개론) 인간과 컴퓨터 그리고 다가온 인공지능 (’17. 1월호)
2. (자동차)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율주행 자동차 어디까지 왔는가? (’17. 2월호)
3. (IoT & Bigdata & AI)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그리고 인공지능으로 이어지는 기술체인 (’17. 3월호)
4. (IoT&AI) 사물인터넷의 기술수준과 사물지능의 실현 가능성 (’17. 4월호)
5. (자동차) 자율주행차를 가능하도록 하기 위한 기반 기술들 (’17. 5월호)
6. (자동차) 커넥티드 카의 실현과 지능형 교통시스템 (’17. 6월호)
7. (Cloud&AI)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의 만남 (’17. 7월호)
8. (BigData) 빅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조건 : 데이터의 확보 (’17. 8월호)
9. (AI&ComputingPower) 고성능 병렬 컴퓨팅 환경의 중요성과 현황 (’17. 9월호)
10. (OpenSource) 공유를 통한 발전 사례 비교와 우리의 현황 (이번호)


‘공유경제 = 공개SW’

지난 1월, 8월, 9월호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들과 발전을 ‘훌륭한 요리를 위한 요소들’에 비교했었다. 요리사의 실력 향상(알고리즘 개선)과 요리도구 및 주방의 발달(컴퓨팅 환경의 발전), 풍부한 요리재료(빅데이터)가 그것이다. 그리고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한다면, 요리사들 간의 아이디어 토론 즉, 공유를 통한 아이디어 검증과 개선이다. 이번 호는 바로 이 공유(share)에 대해서 설명해 보고자 한다.

공유라는 것은 어찌 보면 우리에게 아직은 덜 익숙한 문화이자 개념일 수도 있다. 내 것을 남에게 공유한다는 것은 사실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공유는 우리일상에서 공유경제1), 컴퓨터 세상에서는 공개소프트웨어(Open Source Software, OSS – 이하 공개SW)2)로 종종 대표되곤 한다.

공유경제는 자본주의 경제에 대비될 수 있는 개념이기도 하다. 공유경제는 물건이나 시설, 서비스 등을 특정 개인이 소유할 필요 없이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빌려 쓰고, 필요가 없을 때에는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개념이다.

공개SW는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알고리즘의 집합인 소프트웨어(SW)를 이루고 있는 소스코드를 일정한 규칙(라이선스)에 따라 공개하는 것이다. 공유경제와 공개SW는 서로 다른 영역에 속해 있지만, 경제적 가치를 갖는 개체나 물건, SW와 같은 지적인 활동의 결과물을 ‘공유’한다는 의미에서 그 맥락을 같이한다.

공유경제는 IT 기술과 융합한 형태로도 실현될 수 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우버(Uber)와 에어비엔비(AirBnB)이다. 우버는 스마트폰을 통해 승객과 차량을 이어주며, 우버를 이용하고자 하는 승객은 스마트폰을 통해서 차량을 예약하거나 요금결제를 할 수 있다.

우버에는 승객을 일반 택시와 연결해 주는 ‘우버 택시’와 일반인이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임시로 택시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우버 엑스’ 서비스가 있다. 흥미로운 점은 우버는 차량을 직접 소유하고 있지 않지만, 운송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라는 것이다. 아직 사회·법·제도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있지만, 분명 공유경제의 대표사례로서 점점 그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에어비앤비’, 기업가치 31조

공유경제의 또 다른 사례는 전 세계 숙박 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엔비이다. 에어비엔비는 숙박을 하고자 하는 손님과 집의 남는 방을 빌려주고자 하는 집주인을 인터넷으로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에어비엔비 역시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는 객실은 없다. 그런데 기업 가치는 이미 세계적인 숙박업체인 힐튼과 인터컨티넨탈을 합친 것을 넘어서는 31조 원에 달한다.

우버나 에어비엔비의 사례 모두, 필요할 때 빌려 쓰려는 사람과 내가 쓰지 않는 것을 빌려주는 사람간의 공유문화를 연결시켜주는 플랫폼이다. 이것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례이자 혁신적인 경제 패러다임으로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기술로 여겨지는 인공지능과 각종 컴퓨팅의 결과로써 발생한 새로운 콘텐츠나 서비스들은 바로 이 공유문화를 통해 더 발전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본 공유경제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공개SW)도 다른 이들과의 공유를 통해 더 발전되고, 새로운 기여를 할 수 있다.

오픈소스 기반 소프트웨어의 사례는 여러 가지가 있다. 대표적인 사례를 꼽자면, 전 세계 이동통신 OS(Operating System, 운영체제)의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구글의 안드로이드(Android)가 있다. 구글은 스마트폰의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소스를 2007년 11월에 공개했고, 공개SW가 산업계의 주류로 떠오르게 되는 발판을 더 공고히 했다.

안드로이드는 오픈소스인 리눅스(Linux) 커널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경쟁 운영체제인 MS(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우(Windows), 애플사의 iOS, 노키아의 심비안 등에 비해 완전 개방형 플랫폼이라는 차별성을 갖는다.

안드로이드가 오픈소스라는 전략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누구라도 필요에 의해서 원하는 모바일 단말용 응용프로그램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의 비공개 플랫폼들은 휴대폰 제조업체와 서비스 업체마다 기기와 OS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해당 기기와 OS에 맞는 응용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했고, 동일한 환경이 아니면 호환되기 어려웠다. 때문에 확장성에 제약이 따르게 되고, 이는 곧 사용자들이나 개발자들이 특정 벤더에 종속되게끔 한다. 결국, 장기적으로 보면 사용자와 개발자 그리고 SW산업 전반의 발전에 있어서 비용 상승을 유발하게 된다.

반면, 오픈소스 플랫폼을 사용하게 되면 개발자들이 오픈소스 기반의 응용프로그램을 확장하거나 수정 및 대체, 재사용 하는 것을 더욱 쉽게 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는 사용자들에게 더 풍부하고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즉, 오픈소스를 이용하면 지식의 ‘공유’라는 것이 이루어진다.

이것의 의미는, 특정 벤더와 기기에 종속적인 프로그램이 아닌 공개된 프로그램은 기존에 개발된 프로그램에 나의 지식을 더해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반대로, 내가 만든 공개SW프로그램은 다른 이들의 ‘집단 지성’을 통해 더 나아지는 것도 가능하다.


오픈소스는 피할 수 없는 대세

또한, 어떤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특정 기기나 벤더를 매번 새로 익히지 않아도 된다. 누군가가 먼저 시행착오를 겪으며 만들어 놓은 지식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은 내가 그 모든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식의 공유’는 곧 ‘지식의 효율적인 축적’을 가능케 한다. 오픈소스는 사용자와 개발자들 모두의 발전적인 이익을 지향한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최근 다시 주목받은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구글 텐서플로우(Tensorflow – 2015.11.8. 공개), MS의 DMTK(Distributed Machine Learning ToolKit – 2015.11.12. 공개), 페이스북의 빅서(Bigsur – 2015.12.10. 공개) 등이 오픈소스로 공개됐다. 이들은 왜 이렇듯 자사의 인공지능 알고리즘 또는 플랫폼을 공개하는 것일까? 자신감을 표출하고 시장을 선도한다거나 사회공헌적인 차원만이 이유는 아닐 것이다.

자신들이 개발한 플랫폼을 공개하게 되면, 더 많은 사용자가 공개된 SW를 사용해보고 검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내부 개발자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오류를 발견할 수 있고, 반대로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참신한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도 있다. 특히 인공지능(딥러닝)은 더 많은 데이터와 더 많은 사용자를 통한 경험이 큰 효과를 가져온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공개된 SW를 사용해 봄으로써 숨은 인재를 발굴할 수 있는 확률도 커진다. 자사의 공개된 최신 알고리즘을 능숙하게 다뤄본 신입사원이라면, 별도의 교육과정 없이 바로 현장투입이 가능해 질 것이다. 이는 회사입장에서 비용절감을 가져오고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동안 기업에서는 보안과 안정적 서비스 등을 이유로 SW를 자체개발 하거나 상용SW를 주로 사용해왔다. 그러나 상용SW는 라이선스(License) 비용 및 유지 보수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문제가 있었고, 자체개발 SW도 확장성과 유지보수 측면에서 기업의 부담이 가중됐다. 따라서 IT인프라의 비용 감소를 위해 공개SW가 해결책으로 대두됐고, 더 많은 글로벌 기업들의 참여와 지원으로 공개SW의 안정성과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 기업들은 공개SW를 좀 더 적극 활용하거나, 공개SW로 전략을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예로 MS는 공개SW에 대해 그동안 매우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근래에는 클라우드 플랫폼인 애저(Azure)를 통해 오픈소스의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 속칭 ‘윈도우 제일주의’였던 MS가 ‘윈도우 뿐 아니라 모든 플랫폼에서 MS의 응용프로그램이 잘 동작하도록 확산시키는 것’으로 전략을 전환하면서 리눅스를 적극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애저의 60%이상이 리눅스 및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애저 외에도 우주 시뮬레이션 도구인 ‘월드 와이드 텔레스코프(World Wide Telescope, WWT)’, 소스코드 편집기인 ‘비주얼 스튜디오(Visual Studio)’, 닷넷기반 컴파일러 플랫폼 ‘로슬린(Roslyn)’, 오픈소스 기반의 데이터 분석 툴인 ‘MS 오픈소스 R’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개SW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사실상 윈도우만 고집하던 MS가 오픈소스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공개SW 라이선스, OSI 10가지 의무 충족 필요

구글은 앞서 안드로이드나 텐서플로우의 예에서 살펴본 것처럼 공개SW의 확산에 가장 큰 기여자 역할을 하고 있다. 텐서플로우 외에도 자연어를 이해하는 신경망 프레임워크인 ‘신택스넷(SyntaxNet)’, 데이터 시각화 도구인 ‘임베딩 프로젝터(Embedding Projector)’, 웹브라우저, 프로그래밍 언어 등 많은 자사 서비스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기업들과의 협업 및 오픈소스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역시 여러 오픈소스 기반의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공개하고 있는데, 오픈소스 가상머신 기술인 ‘HHVM(Hip Hop Virtual Machine)’, 오류 탐색 프로그램인 ‘핵(Hack)’, 오픈소스 인공지능 플랫폼 ‘토치(Torch)’ 등 다양하다. IBM 또한 자사의 제품과 서비스 판매를 위해 오픈소스에 관심을 쏟고 있다.

그 외에도 오픈소스 기반의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플랫폼인 ‘오픈스택(Open Stack)’과 컨테이너 응용프로그램을 자동화하는 ‘도커(Docker)’ 외에 현재 200개 이상의 오픈소스 기반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처럼 여러 국내기업들도 공개SW에 관심을 갖고 있다. 메신저 앱으로 유명한 카카오는 서비스의 운영을 위해 자체개발한 관계중심 그래프 DB인 ‘S2그래프’를 개발자 커뮤니티에 공개하여 여기서 얻어지는 이슈들을 자사의 서비스에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로써 비용절감과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효과를 얻었다.

카카오 외에도 오픈소스 기반의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제공하는 가이아3D, 오픈소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락플레이스, 가상화 및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퓨전데이타, 오픈소스를 미래 성장사업으로 지정하여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인 KT DS 등의 기업들이 공개SW를 기반으로 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물론 공개SW를 사용하는 데 아무런 제약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공개SW를 비롯한 소프트웨어들은 지적재산권을 통해서 보호를 받을 수 있는데, 라이선스를 통해서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사용자간의 이용방법 및 조건의 범위를 명시하게 된다.

여기서 명시된 조건을 기준으로 사용 허가권이 유·무료로 구분된다. 대표적인 공개SW 무료 라이선스는 GPL과 아파치(Apache)이다. 공개SW는 개발자가 정의한 라이선스 조건의 범위에 따라서 해당 SW를 사용해야하고, 이를 위반하게 되면 법적 책임이 따른다.

공개SW 라이선스는 OSI(Open Source Initiative)3)에서 제시한 10가지 의무사항을 충족시켜야 한다. 의무사항은 공개SW의 자유로운 재배포, 소스코드의 공개, 동일한 규정에 따른 2차 저작물의 배포 허용, 원 저작자의 정보 보존, 사용 대상 및 분야의 차별제한 금지, 라이선스의 배포, 특정 제품·기술·인터페이스에 의존하거나 라이선스를 제한하는 것을 금지(범용성)하는 것 등이다. 자주 사용되는 공개SW 라이선스들은 아래 <표 1>과 같다.

▲ <표 1> 공개SW 라이선스의 점유율

공개SW의 활용도와 중요성이 날로 커짐에 따라 선진국들은 각자 공개SW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도 활발히 펼치고 있는데, 주요 선진국들의 현황은 <표 2>와 같다.

▲ <표 2> 주요 국가별 공개SW 활성화 정책 및 기관

국내에서도 2002년부터 공개SW 활성화를 위해, 당시 정보통신부와 산학연 전문가가 참여하는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정책을 추진했다. 같은 해 11월에 ‘공개SW 육성안’이 발표되고, 이듬해 1월에는 ‘공개SW 활성화 정책 기본방향’이 수립됐으며 한국 소프트웨어진흥원(현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정책집행기관으로 지정됐다.

이후 2004년 ‘공개SW 활성화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정보통신부의 승인을 얻어 본격적인 지원 사업을 추진했다. 2004년 7월에는 ‘공개SW지원센터’를 설립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으며, 2009년 11월부터는 ‘공개SW역량프라자’로 개명하여 실력 있는 오픈소스 개발자를 발굴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지원 및 관리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공개SW는 완성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공공부문까지 도입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지만, 아직까지는 주로 웹·미들웨어(63.9%), OS·Server(46.5%), DB·DBMS (46.5%)와 같은 전통분야 위주에서 사용되고 있고, 데이터분석(5.9%), 클라우드(5.3%), 빅데이터(4.3) 등 새로운 분야에서 활용률은 저조한 편이다.


공유문화, 4차 산업혁명 확산의 키

산업분야별로 활용도를 살펴보면, 공공 분야는 올해까지 공개SW 활용 비율을 50%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고, 정부통합전산센터 G클라우드나 국방부의 데이터센터 등 공개SW 적용사례를 확산시키고 있다. 특히 위 두 곳은 2020년 이후 MS 윈도우가 아닌 공개SW 기반의 OS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제조분야는 주로 백업용 서버, 클라우드용 서버에 리눅스를 사용하는 추세이다. 통신 분야에서는 공개SW 기반의 공공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고 KT, SK텔레콤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금융권은 과거부터 안정성의 이유로 공개SW를 배제해 왔는데, 아직까지도 그 활용률은 높다고 볼 수 없으나(2013년 11.3%에서 2015년 17.5%수준), 점차 공개SW 기반의 전산 서버를 활용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공유문화의 대표적인 발전 사례는 또 있다. 바로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이다. 메이커(Maker)란, 소프트웨어와 다양한 디지털 기기 및 도구를 이용해 자신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고 실현하는 활동을 하는 사람을 뜻한다. 이들은 자신이 만든 결과물과 지식 그리고 경험을 공유하며 함께 만드는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과거에는 어떤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 값비싼 장비나 전용 소프트웨어, 그리고 그 제품에 특화된 전문지식을 갖춘 사람들이 필요했다. 반면, 메이커들은 누구나 아이디어만 있으면 제품을 손쉽게 만들 수 있음을 표방한다. 예로, 아두이노(Arduino)와 같은 오픈소스 기반의 하드웨어를 통해 보다 짧은 기간 내에 저렴하게 시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공개SW와 아이디어가 DIY4) 형태로 접목되면서 제조 패러다임 변화를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메이커 운동이 최근 주목받게 된 이유는 필요에 의한 창작활동과 문제해결능력을 바탕으로, 이 지식을 널리 공유하면서 서로의 노하우와 전문성을 보완하는 협력적 공동체 활동이 있었기 때문이다. 공유문화는 메이커 운동의 사례처럼 인류 문화의 한 축을 새로 만들 만큼 중요한 혁신 요소이다. 개방된 참여와 공유를 통해서 초보적인 수준의 아이디어는 점점 다듬어지고, 결국엔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혁신으로 거듭나게 된다.

지식의 전유가 아닌 공유는 결국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들의 발전과 실현을 보다 널리 안정적으로 확산시키는 키(Key)이다. 이것은 아마도 우리 사회에 점점 더 자연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공유가 아직은 낯설 수 있는 우리나라도 의식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문화로 완전히 자리 잡기까지는 글로벌 리더들에 비해 좀 더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가 가야할 방향은 분명한 것 같다. 희망은 우리 곁에 있다.

1) 공유경제(共有經濟, sharing economy) :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서 쓰는 협력소비 경제방식

2) Open Source Software(OSS)는 소프트웨어 개발단계의 소스 코드를 공개해 특별한 제한 없이 누구나 수정·재배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의미

3) 1998년 설립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활성화 및 인증을 관장하기 위한 비영리기관

4) DIY : Do It Yourself의 약자, 물건의 제작·수리·장식을 직접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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