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X 제거만이 능사 아냐…긴 안목으로 공감대 변화 이끌어야

[컴퓨터월드] 문재인 정부에서도 액티브X 제거를 정부 과제로 내세운 가운데, 관련 업계에서는 액티브X 등의 비표준 기술 제거를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액티브X가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저해하고 새로운 보안 취약점을 만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대체할 기술을 차근차근 마련해가며 시간을 들여서 풀어나가야 한다는 설명이다. 반면 일반 사용자들은 액티브X를 익숙하게 사용하면서도 이에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으니만큼, 액티브X의 대체제로 제시된 실행파일(.exe) 방식에 새로운 불만을 쌓아가고 있다.


국내 웹 표준 도입, 액티브X 청산이 목표
액티브X(ActiveX) 청산은 지난 정부에서도 국가 주도로 진행됐던 사업이며, 이번 문재인 정부에서도 당선 전부터 다뤄진 중요 공약 중 하다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에 ICT 공약 중 하나로 공인인증서 없는 인터넷 환경을 내세웠으며, 정부가 관리하는 모든 사이트에서 액티브X를 없애겠다고 말하는 등 플러그인(Plug-In) 없는 인터넷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박근혜 정부 시기에도 ‘천송이 코트’ 사건으로 인해 공인인증서와 액티브X의 문제점이 재조명받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고려돼왔다.

▲ HTML5의 특징 (출처: 한국인터넷진흥원)

일반적으로 웹 표준이라고 하면 W3C(World Wide Web Consortium)에서 권고하는 HTML5 표준을 준수하고 최신 브라우저들이 공통적으로 지원하는 웹 기술을 이용하는 것을 의미하지만, 국내에서는 액티브X나 실행파일(.exe)과 같은 브라우저 이외의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지엽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웹 표준은 웹 브라우저 자체만으로 모든 기능을 처리할 수 있는 순수한 웹(Pure web)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이것이 국내에서는 덕지덕지 붙은 액티브X를 떼어내는 것과 같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액티브X를 제거함으로써 웹 표준을 준수하겠다는 시도는 지난 정권, 즉 2014년부터 있어왔다. 실제로 2014년 이후 국내 공공기관 및 기업들의 액티브X 사용량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100대 민간 웹사이트 중 액티브X를 사용하는 사이트 수는 2014년 69개에서 2016년 44개로 감소했으며, 사용하는 액티브X의 개수 역시 2014년 1,644개에서 2016년 358개로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이런 수치상의 차이와 달리 사용자의 체감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기업들에게 액티브X를 제거하라고 주문했더니 대신에 실행파일 형태의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하는 등 사용자 입장에서는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사용자들이 주로 불만을 토로하는 금융기관 등에서는 여전히 여러 개의 보안 프로그램을 뭉텅이로 설치할 것을 강요한다.

이에 염증을 느낀 일부 사용자들은 모든 금융 거래를 모바일 디바이스로만 수행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국내 사용자들에게 있어 웹 브라우저를 사용하기 위해 액티브X나 실행파일 등 브라우저 이외의 무언가를 동원하는 것은 당연히 감내해야 되는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웹 표준 준수는 효율적인 비즈니스의 필수요소
국내에서 웹 표준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니다. 일반 사용자들이 체감하는 것과 달리 이미 많은 부분에서 웹 표준으로 전환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 공공기관이나 기업에서 차세대 웹 구축 사업을 발주할 경우, 웹 표준을 준수해달라는 요청이 제안요청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웹 표준을 준수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쪽이 단연 유리하다. 금융감독원의 권고에 따라 별도의 보안 프로그램을 다수 채용하는 금융 사이트는 예외지만, 그 외 대부분의 웹사이트나 기업 내부 시스템에는 웹 표준을 준수하지 않으면 효율적인 비즈니스를 보장받을 수 없다.

비표준 기술을 사용할 경우 기업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겪게 된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멀티 디바이스 및 멀티 브라우저 지원이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앞서 예시를 든 바와 같이 액티브X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작동하는 비표준 기술이며, 따라서 해당 기술을 적용한 웹 사이트는 ‘크롬(Chrome)’이나 ‘웨일(Whale)’, ‘파이어폭스(Firefox)’, ‘사파리(Safari)’ 등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이 독보적으로 높아 액티브X가 득세할 수 있었지만, 액티브X에 대한 사용자들의 불만이 누적되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서 이전만큼 액티브X를 자유로이 도입하고 의존할 수는 없게 됐다.

▲ 다양한 OS·브라우저·디바이스의 탄생은 기업의 웹 표준 준수를 요구한다. (출처: SMIT)

이는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모바일 환경에 대한 요구가 발생한 것도 마찬가지다. 모바일 웹 브라우저에는 액티브X나 실행파일 형태의 별도 프로그램을 덧붙일 수 없기에, 자사 웹 사이트에 비표준 기술을 적용했을 경우 모바일 서비스를 위해 전용 웹 사이트를 별도로 구축해야 한다.

최근 반응형 웹(Responsive Web)과 같이 다양한 디바이스를 단일한 웹 페이지 주소에서 서비스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오히려 비표준 기술의 적용으로 다양한 브라우저와 디바이스를 위해 별도의 웹 사이트를 마련해야 한다면 이는 시대에 역행하는 비효율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인스웨이브시스템즈 관계자는 “가령 현 시점에 윈도우95를 사용하려는 사용자가 있다면, 해당 사용자는 최신 IT의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업무를 처리를 위한 기술 지원을 받지 못해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구세대 시스템을 고수할 경우 별도의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크로스 브라우징이 안 되면 결국 브라우저별로 다른 화면을 제공해야 하며, 모바일 웹과 PC 웹을 다르게 제공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편 관련 업계에서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이나 행정안전부 등에서 제시하는 웹 표준에 대한 기준 요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의무적으로 웹 표준을 도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과거보다 웹 표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기업 IT 담당자들의 인식도 많이 개선된 것이 사실이지만, 여전히 웹 표준을 준수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장점을 면밀히 따져보지 않고 그저 정부기관의 권고사항을 준수하기 위해 전환하는 경우도 많다는 설명이다. 투비소프트 관계자는 이에 대해 “웹 표준이 대세니까 우리도 하자, 이렇게 돼서는 안 된다. 제도나 정책에 흔들릴 것이 아니라 명확한 목표와 철학을 가지고 웹 표준 준수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표준 기술은 수요에 의해 만들어진다
국내 사용자들은 액티브X를 설치하는 것에 매우 익숙하면서도 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공인인증서를 발급받기 위해 금융 사이트에 방문해 수많은 액티브X와 실행파일을 설치하거나, 쇼핑몰 회원가입과 결제를 위해 수많은 본인인증 단계를 거치는 것은 이제 하나의 유머코드로 자리 잡았다. 특히 블랙프라이데이 등이 알려지고 해외 사이트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별다른 인증 절차나 프로그램 설치가 필요 없는 해외 결제를 접한 사용자들이 더더욱 국내의 복잡한 인증 및 결제 절차에 불만을 가지게 됐다.

지난 박근혜 정부와 현재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액티브X 청산과 웹 표준 도입이라는 화두는 국내 사용자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다. 사용자들은 액티브X 청산이 실제로 가능할 것인가에 반신반의할지언정 그것이 실현됐을 때 얻을 수 있는 편의성에 대해서는 일말의 의심도 갖지 않는다. 그들에게 있어 액티브X는 편리한 인터넷 생활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그러나 액티브X가 사용자들을 불편하게만 만드는 존재였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지배적으로 사용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분명 극단적인 국내 윈도우 점유율이나 글로벌 평균보다 높은 인터넷 익스플로러 점유율이 액티브X 확산에 큰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그 이전에 액티브X 역시 필요에 의해 발생한 기술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고석률 투비소프트 마케팅그룹장은 “비표준 기술은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고 살아남는다. 그런데 지금은 대부분의 국내 사용자가 액티브X는 당장에라도 청산해야 할 나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웹 표준을 준수하자는 것은 웹 브라우저 이외의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고 브라우저 자체에서 지원하는 기능만 활용한 순수한 웹을 구현하자는 개념이다. 하지만 HTML 버전이 낮고 브라우저의 기능이 부족했던 초창기에는 웹 브라우저만 가지고는 기업과 사용자가 요구하는 기능을 온전히 구현할 수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 웹 브라우저 플러그인의 일종인 액티브X와 실행파일(.exe) 형태의 외부 프로그램이다. 말하자면 액티브X 등은 웹 표준이 충분히 성숙하기 전에 도입했던 대안으로써의 기술이었던 셈이다.

▲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높은 국내 점유율은 액티브X의 남용을 야기했다. (출처: 한국인터넷진흥원, 2016.11)

국내 사용자들은 액티브X에 대해 매우 좋지 못한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정부 역시 ‘청산해야 할 것’으로 분류하고 있다. 필요에 의해 발생한 기술임에도 운용 과정에서 사용자의 편의성을 해쳤다는 이유로 사장시켜야 할 기술로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기업 단위에서 액티브X가 필요한 영역은 존재한다. 웹 표준 기술이 발전하고 브라우저의 기능이 향상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브라우저는 OS 위에서 한정된 권한만 가지고 작동하는 프로그램이기에 외부 프로그램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순수한 웹 브라우저는 권한 상의 문제로 PC와 연결된 외부 디바이스, 즉 프린터나 스캐너 등을 작동시킬 수 없다. 웹 브라우저 기반의 업무 시스템을 활용하는 경우 이는 작지 않은 문제이며, 외부 디바이스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권한 확보를 위한 별도의 플러그인, 즉 액티브X 등을 활용해야 한다. HTML5 등장 이후 웹 표준 기술은 비약적으로 성장했으나 이처럼 여전히 웹 브라우저만 가지고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산적해있다.

▲ 액티브X는 사용자 편의성을 저해할뿐더러 보안 취약점으로 이용될 위험도 있다.

물론 액티브X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별도의 설치 과정을 거치면서 사용자의 편의성을 떨어트리는 것은 물론, 브라우저 이상의 권한을 획득함으로써 외부 공격의 취약점이 되기도 한다. 특히 다수의 액티브X를 설치하는 과정에서 위험성 확인을 보류하고 무분별하게 설치를 진행하는 사용자 습관은 보안 측면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사이버 공격 집단 ‘라자루스’는 액티브X의 취약점을 통해 국내 금융기관을 공격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것은 액티브X가 무분별하게 사용됨에 따라 발생한 문제일 뿐, 액티브X가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 조동일 토마토시스템 기술연구소 책임은 “액티브X가 원래 목적 이상으로 사용되고 있고 그것이 보안 위협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도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액티브X가 나쁜 기술인 것은 아니다. 잘못된 점을 바로잡고 올바른 사용 방법을 찾아야지, 사장시켜야 할 기술로 파악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HTML5가 등장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웹 표준 기술이 성숙되자, 이전에는 액티브X 등으로 지원해야 했던 기능들이 웹 브라우저 안에서도 구현 가능해졌다. 이렇게 웹 표준이 의미를 가질 수 있게 되고 크로스 디바이스와 크로스 브라우징의 가치가 조명받기 시작하면서, 국내에서도 서서히 웹 표준 기술로만 웹 사이트를 구현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지금은 대부분의 기능이 액티브X 없이도 구현 가능하며, 이전보다는 액티브X의 필요성이 많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더욱 시간이 지난다면 액티브X를 사용할 필요성이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시장의 요구에 의해 자연스럽게 일어나야 할 일이지, 특정 단체나 정부의 방침에 따라 나쁜 것으로 규정되고 사장돼야 할 기술은 아니다.

강희일 SMIT 대표는 이에 대해 “윈도우는 국내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기본으로 탑재된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높은 점유율을 가졌다. 이런 상황에서 액티브X 활용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했다. 아직도 속도나 기능 면에서 여전히 필요한 부분도 존재한다. 향후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웹 표준 기술이 발전하면서 차근차근 도태되고 사라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액티브X vs. .exe
지난 2014년, 정부 측은 공공 및 금융기관, 결제를 필요로 하는 쇼핑몰 업체 등에 액티브X를 제거하고 실행파일(.exe) 방식의 보안 및 결제 프로그램을 도입하라는 권고를 내렸다. 당시 수많은 사용자들은 액티브X를 사용하던 시절과 뭐가 달라졌는지 체감하지 못했으며, 액티브X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국내 사용자들에게 실행파일 형태의 프로그램은 이름만 다른 제 2의 액티브X에 지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액티브X에 비해 보안상 더 위험한 것이 아니냐고 우려하기도 했다.

액티브X 대신 실행파일 방식을 권장하는 것은 현재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제시하고 있는 웹 표준 도입의 방향성과도 일치한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액티브X로 대표되는 비표준 기술들을 대체할 수 있는 웹 표준 기술이 있으면 그것으로 대체하되, 만약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없을 경우 실행파일 형태로 개발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금융업체 웹 사이트에서 다수의 액티브X를 여러 번에 걸쳐 설치해야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이들을 한 번에 설치할 수 있는 실행파일 형태의 설치 패키지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사용자들은 ‘이름만 다른 눈속임’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의 주장은 다르다. 액티브X와 실행파일 방식은 별도의 설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것으로 인식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제공하는 기능과 권한 측면에서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액티브X와 실행파일 방식의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종속성이다. 액티브X는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붙어서 작동하는 플러그인이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라는 하나의 브라우저에 종속되며, 브라우저가 실행중일 때만 브라우저에 붙어서 작동된다. 따라서 크로스 브라우징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기술이다.

반면 실행파일 방식은 브라우저가 아닌 OS에 귀속된다. 브라우저의 실행 여부와는 관계없이 OS 상에서 실행되며, 필요에 따라서는 브라우저와 관계없이 자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는 기존에 사용하던 브라우저가 아닌 다른 브라우저에서도 해당 실행파일 방식의 프로그램을 작동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브라우저에 종속되는 액티브X와 달리 크로스 브라우징이 가능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업계 관계자는 실행파일 방식을 완전히 비표준 기술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행파일을 통해 설치한 프로그램과 브라우저를 연결하는 기술은 웹소켓(WebSocket)과 에이잭스(Asynchronous JavaScript and XML, Ajax) 등이 있으며, 이들은 모두 웹 표준 기술이기 때문이다. 엄밀히 따지면 브라우저상에서 모든 처리가 이뤄지는 웹 표준의 개념과는 조금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의 브라우저가 지원하는 웹 표준 기술을 활용해 접근 가능하며 브라우저에 종속되지 않아 크로스 브라우징을 방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스웨이브 관계자는 이에 더해 “물론 양쪽 모두 사용하지 않는 편이 바람직하지만, 굳이 써야 한다면 브라우저에 긴밀하게 결합되는 액티브X보다는 실행파일 방식이 유리한 면이 있다”며, “정부 측에서 액티브X보다 실행파일 방식을 권장하는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차후 해당 기능을 대체할 수 있는 웹 표준 기술이 개발됐을 때 브라우저와 붙어있는 액티브X보다는 OS에 설치된 실행파일 방식이 제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한국인터넷진흥원을 포함한 정부기관이 웹 표준 기술로 대체 불가능한 기능을 액티브X가 아닌 실행파일 방식으로 전환하라고 권고한 것은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액티브X 청산, 서두르지 않는다
지난 4월,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웹 표준 전환 및 웹 선도기술·서비스 개발 지원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액티브X를 제거하고 실행파일 사용을 최소화하는 등 웹 표준 도입을 장려하고, 기존에 비표준 기술로 개발된 국내 솔루션들의 웹 표준화 과정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웹 기반 빅데이터 시각화, WoT(Web of Things) 플랫폼 등의 최신 웹 기술과 사물인터넷, 가상현실, 인공지능 등 신기술과 연계한 융합형 웹 선도 서비스를 발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전에도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웹 표준 확대와 웹 선도 기술 확보를 위해 꾸준한 행보를 보여왔다. 국내 약 20개 기업이 W3C에 가입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과정과 비용을 지원했으며, 매년 W3C 총회에 참석하는 기업에게 경비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액티브X 대체 기술이나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에 대한 지원이나 웹 표준화를 진행하는 기업이나 조직의 전환 비용을 일부 지원하기도 한다.

아울러 웹 개발 분야에 관심이 있는 개발자에게 최신 웹 기술의 동향 및 사례를 공유하는 웹 테크 콘서트(Web Tech Concert)를 연 6회 개최하며 웹 기술 전문가 육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아직까지 웹 표준에 대한 홍보가 부족해 충분한 예산이 지원되고 있지는 못하다고 언급했지만,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웹 표준 활성화를 위해 보이고 있는 행보 자체에는 동의할 수 있다는 반응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인터넷기반조성팀 관계자는 “정부는 다수가 아닌 전체가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며 입을 열었다. 이익에 따라 최대한 많은 사용자를 만족시켜야하는 기업과 달리, 정부기관은 나머지 소수의 사용자들도 소외되지 않도록 그들을 위한 인터넷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미 액티브X를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고 다른 방식으로의 전환을 원하지 않는 사용자들까지도 포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액티브X 등의 비표준 방식을 빠르게 제거해나가는 것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기적으로 액티브X를 없애야 한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지만, 그러한 과정에서 액티브X를 선호하는 사용자들이 소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액티브X를 제거하는 것보다 우선 사용자들의 인식 개선에 힘을 쏟겠다는 방침이다. 액티브X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보다 편리한 방식을 추가로 제공함으로써, 사용자로 하여금 여러 가지 선택지 중 가장 편리한 방법을 택하도록 유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들의 공감대가 웹 표준으로 이동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액티브X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모든 사용자가 자신에게 편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단을 제공하다보면 사용성과 편의성이 떨어지는 비표준 기술들은 자연스럽게 사라져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전자결제·방화벽·키보드 보안·위변조 방지·콘텐츠 재생 등 총 20가지에 이르는 액티브X 대체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에도 꾸준히 대체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국내 기업들의 웹 표준화 프로젝트를 권장 및 지원하는 한편, 4차 산업혁명 이후에 가장 적합한 인터넷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 관계자는 끝으로 “정부와 업계 관계자들이 웹 표준 기술 확산에 힘을 모으고 있는 만큼, 일반 사용자들 역시 최신 버전의 웹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등 최신 웹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부 및 업계 협력해 유의미한 성과 도출해야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액티브X 청산은 지난 정부부터 현 정부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목표 중 하나로 다뤄지고 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높은 보급률로 액티브X에 의존적인 인터넷 환경을 구축해온 우리나라는 해외에 비해 웹 표준 준수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HTML5가 출시된 2014년부터 꾸준히 웹 표준 준수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견지해왔던 만큼 최근 몇 년 사이에 눈에 띄는 변화를 만들어온 것도 사실이다.

일반 사용자들은 액티브X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고 이를 감안해 정부 측에서도 액티브X 제거를 목표로 삼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 정책의 방향은 관련 업계가 요구하는 점진적인 액티브X 청산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관련 업계의 합치된 의견을 바탕으로 국내 웹 표준 준수 활성화와 웹 선도 기술 개발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주요 웹 표준 제품 소개>
투비소프트 ‘넥사크로플랫폼17’
웹과 네이티브 환경 모두 지원하는 ‘리얼 OSMU’ 구현

▲ 지난달 출시된 투비소프트의 리얼 OSMU 솔루션 넥사크로플랫폼17

투비소프트(대표 이홍구)의 ‘넥사크로플랫폼(Nexacro Platform)’은 하나의 소스로 멀티 브라우저와 디바이스를 지원하며 OSMU(One Source Multi Use)를 지향하는 UI·UX 개발 플랫폼이다. 지난 2014년 첫 출시 이후 최고 수준의 처리속도와 소스 최적화, 강력한 디버깅 기능 등을 제공하며 입지를 넓혀왔다.

지난달 27일 공개된 넥사크로플랫폼의 최신 버전 ‘넥사크로플랫폼17’은 기존의 OSMU 사상을 한 단계 발전시켜 웹 기반의 멀티 브라우저·디바이스 환경은 물론, 웹과 네이티브 환경, 스크린과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는 ‘리얼 OSMU(Real OSMU)’를 구현한다. 특히 웹 기술이 주목받는 현재에도 네이티브 환경에 대한 지원을 꾸준히 제공, 양쪽 모두에 최적화된 개발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투비소프트 측의 목표다.

또한 개발 도구의 사용성을 테스트 및 연구해 개발 과정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요소를 집결시킨 넥사크로플랫폼만의 전용 개발도구 ‘넥사크로스튜디오’를 제공하며, 이를 바탕으로 개발자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윈도우만이 아닌 맥 전용 브라우저를 새로이 지원함으로써 개발자가 접근 가능한 환경을 모두 지원할 수 있게 됐으며, 카메라·SMS 등 20여 가지 디바이스에 대한 API를 기본 제공해 유연한 개발 환경을 위한 지원을 강화했다.


인스웨이브시스템즈 ‘웹스퀘어5’
SP2로 스크린뷰, TTC 등 개발 환경 위한 기능 확장

▲ 웹스퀘어5는 새로운 개념의 OSMU ‘스크린뷰’를 제공한다,

HTML5 웹 표준 전문 소프트웨어 기업 인스웨이브시스템즈(대표 어세룡)의 ‘웹스퀘어5(WebSquare5)’는 2007년 출시된 웹스퀘어의 최신 제품으로, 웹 표준 기반 UI 플랫폼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통합 개발도구, 80여 종에 이르는 다양한 UI 컴포넌트를 제공하며, 별도의 플러그인 없이도 풍부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개발 환경, 강력한 웹 표준 기반 아키텍처를 제공해 유연한 개발 전략을 제공한다. 특히 한국인터넷진흥원의 ‘한국형 웹 콘텐츠 접근성 지침 2.0(KWCAG 2.0)’을 준수함으로써 신체적·환경적 조건에 관계없이 이용 가능한 웹 서비스 개발을 지원한다.

또한 지난 1월 ‘웹스퀘어5 서비스팩2’를 출시, 비즈니스 환경에 최적화된 화면을 제공하는 새로운 OSMU ‘스크린뷰(Screen View)’와 위젯 컴포넌트, 피봇 컴포넌트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 또한 UDC(사용자 정의 컴포넌트)를 확장한 TTC(신뢰된 서드파티 컴포넌트)를 제공, 웹스퀘어5를 플랫폼 삼아 타사 소프트웨어를 컴포넌트로 탑재할 수 있는 새로운 SW협업모델을 선보였다.


토마토시스템 ‘엑스빌더6’
‘이클립스’ 기반 개발자 중심 개발 환경 제공

▲ 엑스빌더6은 개발자 친화적인 웹 표준 개발환경을 제공한다.

개발자 편의성을 제 1의 가치로 두고 개발된 토마토시스템의 ‘엑스빌더6(eXbuilder6)’은 이클립스 통합 환경에 기반해 개발자의 접근성을 끌어올렸다. 이클립스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개발자라면 몇 가지 기능을 익혀서 금방 엑스빌더6의 개발 환경에 친숙하게 적응할 수 있다. 또한 한 번 개발을 완료한 프로젝트를 모듈화해 자유롭게 통합 및 배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 여러 웹 프로젝트에 모듈을 재사용함으로써 획기적인 생산성 향상을 가져왔다.

또한 OWASP 보안가이드를 준수해 웹 UI 영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약점을 최소화하고, 완전한 컴포넌트 형태의 UDC와 문법·API에 대한 신속한 콘텐츠 자동 완성을 제공하는 시맨틱 콘텐츠 어시스트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높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반응형 웹 및 N스크린(NScreen)을 손쉽게 구현 가능하도록 다양한 레이아웃 및 앵커를 지원한다.

토마토시스템은 엑스빌더6를 바탕으로 대학가를 중심으로 학사정보시스템 고도화나 차세대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레퍼런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SMIT ‘NCRM HTML5 버전’
WYSIWYG에 기반한 레이아웃 작성으로 편리한 화면 구성 가능

▲ NCRM HTML5 버전은 웹 표준에 기반해 모든 OS·브라우저를 지원한다.

1995년 설립돼 20년 이상 엔터프라이즈 UI 솔루션 개발 및 구축에 매진해온 SMIT는 비표준 기술을 포함한 ‘NCRM(Network Computing Resource Manager) 플러그인 버전’과 순수 웹 표준 기술만으로 구성된 ‘NCRM HTML5 버전’을 제공한다.

자체 개발한 우수한 컴포넌트와 다양한 내비게이션 기능, 개인화된 개발 도구 등을 제공함으로써 편리한 UI 프레임워크와 사용자 편의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구조화된 레이아웃 기반 템플릿과 위지윅(WYSIWYG, What You See Is What You Get)한 시각적 화면을 제공해 화면 요소나 위젯 생성, 속성 지정 등이 편리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흥국생명, 롯데손해보험, ABL생명(舊 알리안츠생명) 등 보험사와 금융업계 위주로 대규모 차세대 시스템 구축에 참여하며 레퍼런스를 늘려가고 있으며, 대검찰청 및 우체국 등과 같은 공공기관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성능을 증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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