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IMF 경제위기에도 ICT 시장 긍정적 전망/2017년- ‘2018년 ICT 10대 이슈’ 발표, 1위에 ‘AI’

 
[컴퓨터월드] 1997년 말, 대한민국 경제사에 있어 큰 사건이 있었다. 바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한, 이른바 ‘IMF 경제위기’가 터진 것이었다. 한보, 기아, 진로, 해태 등 대기업들의 부도가 이어졌고, 정보통신(ICT)산업도 이 위기를 피해갈 수 없었다. 이런 경제상황 속에서도 98년 ICT 시장 전망이 잇따라 발표됐다. 불황이 계속됨에도 불구하고, ICT 시장은 긍정적인 전망이 이어졌다.


97년, IMF 경제위기 등 불황 이어져

1997년 정보통신(ICT)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IMF경제위기와 함께 아프로만, 세양정보통신으로부터 시작된 부도파문이었다. 당시 전문가들이 이런 상황을 예견했음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은 이에 대한 대비를 하지 못했다. 경제 불황 상황에서 경쟁력 없는 기업이 쓰러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여파가 건강한 기업에 까지 미쳤다는 점이 큰 문제였다.

장기적인 국내 경기의 불황으로 인한 수요의 위축과 그로 인한 시장의 침체는 매년 20% 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던 ICT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경제위기 속에서 ICT 업체들은 돈을 벌기보다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97년 말 업계의 시선은 내년 경기 상황에 집중돼 있었다. 그동안 ICT산업은 업계의 이렇다 할 노력도 없이 20% 이상의 고성장을 유지했지만, 갑작스런 IMF 경제위기가 닥치자 사업계획을 세우기조차 어려웠다. 많은 업계 관계자들은 98년 경기 상황이 97년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IMF시대, 기업들은 외부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자, 스스로 구조조정을 택하고 있었다. 주가 폭락, 달러화 초강세, IMF 국제 구제금융 신청 등은 구조조정 없이 기업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 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ICT 시장 전망을 놓고는 시각이 엇갈렸다. 경기 불황으로 인한 수요 위축 등의 외적요인만 해소된다면 다시 예전과 같은 성장세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와 지금의 문제가 경기침체로 불거진 산업 구조 전반의 문제이기 때문에 ICT산업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는 시각으로 나뉘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ICT산업 역시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구조조정의 길을 거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당시 ICT산업은 사용자가 급증하고 있었던 개인휴대통신을 비롯한 이동통신 시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위축됐다. 메모리형 반도체의 의존도가 컸던 우리나라 ICT산업이 겪을 수밖에 없는 당연한 결과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ICT 시장의 엇갈리는 전망

당시 시장 분석가들은 ICT 시장에 대해 크게 두 가지의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었다. 긍정과 부정적인 시각이 엇갈린 만큼이나 시장 분석가들의 시장예측에 대한 자신감은 그 어느 때보다 떨어진 것이 사실이었다.

업체들도 내년 시장은 회복되지 않을까라는 희망 섞인 말만 반복할 뿐 구체적인 시점이나 어떤 요인에 의해 시장이 회복될지는 말하지 못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원화절하로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지만, 대외경쟁력이 없는 상품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는 무리라는 지적이 많았다. 또한 국내 ICT산업 수출의 상당부분을 메모리형 반도체에 의존하고 있어 반도체 경기가 풀리지 않는 이상 기대한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98년 64M D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반도체 경기가 풀릴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제기됐다. 또 노트북 시장의 확대에 따라 TFT-LCD의 수출도 늘어날 것으로 봤다.

수출시장의 엇갈리는 전망과 달리 내수 시장의 98년 상반기까지의 전망은 부정적이었다. 가장 큰 원인으로 공급업체는 많지만 수요가 없다는 점을 꼽았다. 더불어 공급업체들은 원화절하로 인한 주요 부품의 수입 가격 부담으로 제품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원가 상승 요인이 있어도 공급업체간 경쟁이 치열하고 수요도 부족한 상황이라 가격을 올릴 수도 없었기 때문에 제품을 팔면서도 손해를 보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결국 불황의 지속은 자본력과 시장 경쟁력에서 뒤지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 특히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최악의 경우 중소기업의 연쇄부도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었다.

98년 하반기에는 ICT 시장이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도 제기됐다. 정권교체에 따른 권력 이양기를 지나 국가가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환율과 주식시세도 정상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또 전자상거래, 인트라넷 등 신규 사업이 늘어나고 고성능 시스템 및 애플리케이션을 적용한 제품이 시장을 이끌어 가는 등 상반기보다 긍정적으로 예측됐다.

▲ 98년 ICT산업 시장 전망 (출처: 컴퓨터월드)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점이 제기됐다. 돈 벌기에만 급급한 국내 기업들에게 장기적인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 시장·기술에 대한 유연한 대처, 연구 인력을 우대하는 풍토는 기대하기 어려워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는 평가였다.

한국산업연구원은 98년 ICT산업의 경기전망을 예측하면서 세계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우리나라 경제도 6.5% 내외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ICT산업은 수출입 등 교역이 활발해져 20%내외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ICT 시장 긍정 전망…SI 시장 6조 원대 규모 형성

당시 한국산업연구원의 이덕희 박사는 정보혁명이라고 불리는 ICT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미래는 밝다’고 평가했다. 이런 흐름은 1차적으로 디지털화와 양방향 네트워크화로 집약되는 ICT 자체의 변화로 컴퓨터, 통신, 방송의 융합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2차적으로 이런 정보혁명을 통해 정보가 양적, 질적으로 확대되고 동시에 가치가 올라가 하나의 산업으로 정착되는 정보의 산업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3차적으로 제조업을 비롯한 전통적 산업이 정보혁명을 통해 변화되는 부분으로 전자상거래 등의 산업이 확산되면서 초래되는 산업의 정보화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이런 3가지 흐름이 동시에 진행돼 ICT산업의 성장조건이 양호하며, 경기가 호전되면서 연평균 20%가 넘는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SI 시장은 25% 성장해 6조 원대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당시 조영준 쌍용정보통신 이사는 연간 30~50% 성장을 지속해오던 SI 시장이 경기침체로 인해 25% 성장을 보여 하강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경영합리화, 산업 구조조정, 금융 개혁 등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보화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금융 산업 물류/유통분야에서 금융SI 등에 신규투자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더불어 공공분야에서 정부의 정보화에 대한 지속적인 정책 추진과 정보 인프라 확대 정책에 따라 긴축재정에도 불구하고 국가안전관리 등 모든 부문에서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 97년 SI시장 성장률 추이 (출처: 컴퓨터월드)

국내 SI 시장에서는 외국 SI전문 업체의 진입에 따라 보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쟁 심화로 나타날 수 있는 출혈덤핑 등 시장 질서를 붕괴하는 행위에 대한 우려도 높았다.


위축되는 네트워크와 프린트 시장

네트워크 시장은 전망이 밝지 않았다. 원종윤 인성정보 대표는 미국의 네트워크 시장은 30% 성장한데 비해 국내는 저조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네트워크 시장에서 스위치 분야가 강세였으며, 향후 기가비트 이더넷이 등장하면서 ATM과 동반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동향으로 라우터 대신 스위치드 라우팅 기술이 부상하며, 이 분야에서 많은 업체들이 각축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장기적인 구조조정과 단기적인 자금흐름의 동결이라는 악재가 겹치면서 인프라 투자도 자연 감소될 것이며, 공공기관의 투자와 일부 보험사에서 투자가 산발적으로 일어난다는 전망이었다. 학교와 군에서도 일부 투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 97년 LAN 시장 규모 전망 (출처: 컴퓨터월드)

원 대표는 기업에서 이미 구조조정과 계열사 통합을 예고하는 등 긴축재정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외형위주로 성장해온 네트워크 업계의 대대적인 지형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하며, 특히 SI업계가 위축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이유로는 계열사 인프라 구축을 위해 설립된 기업들이 구축이 끝난 시점에서 경쟁력이 없어진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독자적인 기술력을 쌓아온 기업에게는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으며, 메시지 통합 서비스, CTI 기술, 멀티미디어산업, 인터넷 방송 등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했다.

프린터 시장도 위축될 것으로 전망됐다. 당시 김영주 큐닉스컴퓨터 이사는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측했다. 97년 시장의 경우 컬러 잉크젯 프린터와 개인용 레이저 프린터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하반기에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돼 잉크젯과 레이저 시장까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 97년 국내 프린터 시장 성장률 추이(출처: 컴퓨터월드)

김 이사는 98년은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으로 매출뿐만 아니라 이윤율까지 감소할 것으로 봤다. 프린터 공급업체들은 기기를 팔아 이윤을 남기는 것이 아닌 소모품 비용이나 AS를 통한 이윤 창출에 주력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따라 98년 주목해야할 시장은 개인용이 아닌 기업용 시장이며, 개인용 시장에서 큰 수요를 창출하기는 어렵다고 예상했다. 기업용 시장에서는 특히 네트워크 프린터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며, 그중 A3 용지를 지원하는 네트워크 프린터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망 밝은 DBMS와 그룹웨어 시장

DBMS 시장은 30% 이상 성장한 1,300억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당시 윤문석 한국오라클 상무는 98년 눈여겨봐야 할 부문으로 ORDBMS(객체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를 꼽았으나, ORDBMS에 대한 정보부재 등의 요인으로 구매로 이어지는 것은 99년쯤 될 것으로 예상했다.

당시 DBMS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데이터웨어하우스와 인트라넷 시장은 꾸준히 주목받을 것으로 예측됐다. 데이터웨어하우스 및 데이터 마트를 통한 DB 마케팅의 등장은 DBMS의 필요성을 부추기고 있으며, 예전에는 데이터의 자동화에 근거해 DB가 필요했다면 이제는 DB가 데이터의 정보화로 확산되면서 기업 마케팅 전략 수립 및 의사결정 지원을 위한 핵심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97년 국내 DBMS 시장 추이(출처: 컴퓨터월드)

인트라넷도 웹환경의 급속한 확대와 더불어 국내 그룹사 중심의 공유정보시스템 개념으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 기업 내 모든 서류 및 양식 등을 DB에 저장해 DBMS를 도입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자료관리 표준화 및 편리성의 영역을 넓혀갈 것으로 전망했다.

윤 상무는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오라클은 선두 지키기를 넘어 시장 규모를 키우는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인포믹스와 사이베이스의 2위권 다툼이 치열해질 것으로 봤다. IBM은 호스트시장에 비해 저조한 데스크톱 시장을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진행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특히 타사의 DB사용자 공략을 위한 DBMS 컨버전 유틸리티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했다.

소스코드 및 판권 인수를 통해 재무장한 유니SQL 진영의 도전도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더불어 윤 상무는 98년 DBMS 시장은 데이터웨어하우스, 인트라넷, 비정형 데이터 처리 등 주요 IT 핵심에 누가 얼마만큼 가까이 접근하느냐가 시장판도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 97년 세계 인터넷/인트라넷 시장 규모(출처: 조나 리서치)

그룹웨어 시장도 2배 이상 성장해 600억 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당시 윤석용 나눔기술 이사는 97년 그룹웨어 시장이 약 300억 원대로 예상치를 밑돌았으나 인트라넷 그룹웨어가 떠오르고 NT기반 솔루션이 잇따르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인트라넷 그룹웨어가 클라이언트 서버 그룹웨어를 추월할 것으로 봤으며, 공급업체가 늘어나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제품의 기능보다 토털 솔루션을 통한 비전 제시가 관심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여기에 ‘윈도우 NT 4.0’이 출시됨에 따라, 이를 중심으로 한 솔루션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기업의 전체시스템이 ‘윈도우 NT’나 유닉스로 통일되는 경우는 많지 않아 다양한 OS에서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그룹웨어 솔루션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펜티엄Ⅱ’로 돌파구 찾는 CPU시장

CPU 시장은 20%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당시 정용환 인텔코리아 대표는 97년 CPU 시장은 시장의 위축과 ‘펜티엄’, ‘펜티엄프로’, ‘펜티엄MMX’, ‘펜티엄Ⅱ’ 프로세서가 한 번에 시장에 쏟아지면서 96년 수준을 유지했다며, 98년은 경기회복세와 맞물려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성장 요인으로 486 PC를 사용하던 고객들의 PC 교체주기가 다가왔다는 점과 그동안 공급 등의 문제로 시장에 제품을 출시할 수 없었던 ‘펜티엄Ⅱ’ 프로세서가 본격적으로 상용화되는 점을 들었다.

정 대표는 98년에는 ‘펜티엄Ⅱ’가 보편적인 제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2/4분기에는 50%, 3/4분기에는 70~80%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주변 환경도 ‘펜티엄Ⅱ’에 맞춰 재편될 것이며, USB, 1394, 오디오 코덱 97, AGP 등 ‘펜티엄Ⅱ’에서 지원되는 장치들과 디지털카메라, 소프트 DVD 등의 확산이 ‘펜티엄Ⅱ’ 채택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했다.

이외에도 기술적인 특징으로 98년은 0.25마이크론 시대가 시작될 것이라고 봤다. 이전의 0.35마이크론보다 면적을 1/2로 줄일 수 있어 전력 소비율을 낮출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인텔은 99년 0.18마이크론을 채택한 ‘머시드’를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었으며, 64비트 기술이 적용해 시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었다.

스토리지 분야에서는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가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형문 한국EMC 대표는 98년 스토리지 시장은 성장을 계속해 100TB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엔드유저에 설치되는 규모로 실제 시장은 120~130TB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98년 시장에서 주목받을 제품은 엔터프라이즈 스토리지로 예측했으며, 이는 서버의 종류에 관계없이 인터페이스가 가능한 스토리지로 저장된 중요한 데이터를 한곳에 집중시킬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었다. 또한 하드의 사양에 의존해 시장을 장악하던 추세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의존도가 높은 지능형 제품들이 각광받을 것으로 봤다.

더불어 유닉스나 메인프레임용 스토리지 시장만큼은 아니지만 ‘윈도우 NT’용 스토리지 시장도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외에도 대용량 애플리케이션 시장의 성장도 스토리지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요소로 꼽았다. ERP, 데이터웨어하우징 시장, 2000년 테스트, 재해복구센터 등 스토리지의 수요는 산적해 있다는 평가였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패스트와이드 SCSI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봤다. 울트라 SCSI가 부각되고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지원되는 것은 99년부터일 것으로 예상했다.


전자상거래, 이동통신, ERP 시장은 고성장

전자상거래 시장은 인터넷 사용자가 팽창하면서 250%의 성장을 보이며, 150억 원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당시 정상범 데이콤 전자상거래팀 부장은 전세계적으로 6조 2천억 원 규모로 예측되는 인터넷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선진국들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국내도 이에 따라 전자상거래 실험 사업 추진 등 인터넷 쇼핑몰 구축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터넷 전자상거래 확산을 위해 선결돼야 할 과제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 97년 전자상거래 시장 추이(출처: 데이콤 전자상거래팀)

우선 기반기술로 멀티미디어 통신 기술과 전자카탈로그의 디지털화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기술, 고객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을 포함하는 ‘저작도구 및 웹 접목기술’과 인터넷과 같은 오픈 네트워크상에서 고객이 물건 또는 정보를 구매한 대가로 금액을 지불하기 위한 전자 지불 기술 및 개인정보 보호와 암호화를 중심으로 한 ‘보안 트랜잭션 처리 관련 기술’이 선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자상거래를 위한 법, 제도의 정비도 이슈가 됐다. 97년에 이미 전자상거래 기본법, 자금이체법, 전자서명법 등 준비되고 있었고, 한국형 전자상거래 시범사업이 구체화되면서 민간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98년에는 전자상거래 이용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동통신 시장은 97년 말까지 가입자가 63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이는 96년에 기록한 300만 명에서 100%이상 성장한 것이었다. 이광모 신세기통신 CS본부장은 성장의 요인으로 단말기 가격의 인하, 통신요금 인하, 보증보험제도 실시 등 가입 장벽을 낮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98년 이동통신 시장은 5개 사업자간 치열한 경쟁에 따른 가입 장벽 완화, 통화 커버리지 확대, 고객서비스 증가, 광고, 판촉활동 강화 등으로 가입자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 97년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 추이(출처: 신세기이동통신)

또한 사회적으로 경제활동 인구가 증가하고 통신욕구가 증대되는 등 이동통신서비스가 보편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을 것이며, 이런 복합적 요인들로 인해 98년에는 이동전화 보급률이 23%까지 올라가 가입자 1천만 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동통신 시장에 부정적인 우려도 있었다. 일례로 PCS사업자의 서비스 개시 이후 시티폰은 가입자 유치 부진과 전망 부재로 인해 서비스 개시 1년도 안 돼 사업권 반납설이 나오는 등 어려움에 직면해 있었고, 독과점으로 이윤을 향유해온 이동통신 시장이 경쟁적 도입과 WTO로 인한 시장개방이 가속화 되고 있는 시점에서 사업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시점이라는 지적이었다.

이 본부장은 98년 통신사업자간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며, 이동통신 시장의 증가세로 잠재적인 고객이 6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가격경쟁보다는 가입자 확보를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 정책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며, 통신사업자가 제조에 직접 참여하는 경우가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ERP 시장은 경영혁신의 도구로 순조롭게 성장해 700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당시 황성영 SAP코리아 상무는 97년 국내 ERP 시장이 350억 원 규모 이상으로 추정돼 96년에 비해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98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97년 초만 해도 경기 불황으로 시장 위축이 우려됐지만, 21세기를 대비하려는 기업들로부터 이른바 ERP 도입 붐이 일어나 시장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황 상무는 시장이 확대되는 만큼이나 ERP 공급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SAP, 오라클, 바안, SSA 등 전문 업체를 비롯해, 20여 종에 가까운 제품이 나오고 있었으며, 또 다른 제품의 시장 진입도 예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ERP의 기술적인 발전으로 객체 기술 수용 및 기능의 컴포넌트화로 쉬운 ERP 구현과 사용자 편리성이 향상될 것으로 봤다. 더불어 전자상거래 지원 및 데이터 마이닝도 ERP의 이슈로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정보산업계로 치우쳐 있던 수요가 금융 및 공공, 중소기업 등으로 확대될 것이며, 이를 위해 ERP 교육과정 및 실제 적용경험을 통해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7년, ‘2018년 ICT 10대 이슈’ 발표

▲ 2018년 ICT 10대 이슈 (출처: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2017년,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한 ‘2018 ICT 산업전망컨퍼런스’에서 이상홍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장은 ‘2018년 ICT 10대 이슈’를 발표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는 ‘2018 ICT 10대 이슈’를 선정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업계종사자 및 전문가 1,000여 명의 의견을 수렴했다.

‘2018년 ICT 10대 이슈’ 1위에는 인공지능(AI)이 선정됐으며,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사이버보안 ▲디지털 헬스케어 ▲증강현실 ▲스마트 팩토리 ▲핀테크 ▲블록체인 ▲5세대(5G) 이동통신 등이 차례대로 선정됐다.

AI 시장에서 업체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애플의 ‘시리(Siri)’를 필두로, 삼성의 ‘빅스비(Bixby)’,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 등 모바일 디바이스에 적용된 음성인식 AI비서 경쟁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아마존 ‘에코(Eco)’, ‘구글 홈(Google Home)’, ‘애플 홈패드(Apple Homepad)’ 등 외산 AI기반 스마트 스피커뿐만 아니라 국내 SK텔레콤 ‘누구(NUGU)’, KT ‘기가지니(GiGA Genie)’, 네이버 ‘웨이브(Wave)’, 카카오 ‘카카오 미니(Kakao Mini)’ 등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고, 다양한 분야와 융합할 것으로 전망돼 아직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위인 5G 이동통신의 경우 ‘평창동계올림픽’이 2달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특히, KT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서비스를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대회통신망 및 방송중계망을 구축했으며, 10월 말 5G 시범망 구축을 마쳤다. 더불어 평창 의야지마을을 5G 스마트빌리지 체험공간으로 조성해 시범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최근 국내 5G를 준비하는 산학연관 협력단체인 5G포럼이 주도한 ‘글로벌 5G 이벤트’에서 이동통신 3사는 각사가 보유한 5G 기술을 선보였다. 각사 별로 체험관을 운영하고, ‘글로벌 5G 이벤트’에 참석한 각국의 대표를 초청해 기술을 시연했다. KT는 평창동계올림픽 시범서비스 위주의 체험 행사를 준비했으며, SK텔레콤은 5G기반의 자율주행차, 5G 체험버스 등으로 5G 상용화 이후 펼쳐질 융합서비스를 중심으로 체험관을 구성했다.

LG유플러스는 LTE와 5G의 속도 차이를 체감할 수 있는 ‘5G 진동 추 실험’을 비롯해 고화질 가상현실(VR)영상, 혼합현실(MR)게임, FWA(UHD 무선 IPTV) 등 5G 비디오 서비스와 산업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RC카 드라이브 5G 스마트드론 등 B2B 서비스를 시연했다.


ICT산업, 미래 먹거리다

1997년, IMF 경제위기 속에서도 ICT산업은 크게 성장했다. 비록, 경제위기 이전의 성장률이 더 높긴 했지만, 국가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높은 성장률을 보인 산업군 중 하나였다.

지금 ICT산업이 세계의 경제를 이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이 시점에서 ICT산업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특히, 경제위기까지 겪었던 우리나라가 ICT를 선도하는 국가 중 하나로 언급될 만큼 빠르게 발전했다. 2018년, 대한민국은 전세계에서 5G를 처음 선보이는 국가가 될 전망이다. ICT산업에서의 변화와 발전은 점점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2018년은 또 어떤 변화와 발전이 이뤄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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