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트렌드] 유니콘 기업으로 본 4차 산업혁명시대 신산업 (12)

기사승인 2018.12.01  22:3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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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정의의 비전펀드로 본 디지털 신산업의 미래

   
▲ 유재흥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산업제도연구실선임연구원


[컴퓨터월드] 기술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업들의 흥망성쇠 주기도 이에 비례해 빨라지고 있다. 창업 10년 미만의 기업이 시장의 패권을 차지하기도 하고, 영원할 것처럼 여겨졌던 세계적인 기업이 신생 기업의 먹잇감이 되기도 한다. ‘SW가 세상을 먹어치우고’, ‘모든 기업이 SW기업’으로 변신하는 디지털 전환의 격변기에 기업의 디지털 DNA를 강화시켜 1조 원 이상의 가치를 갖는 유니콘 기업이 된 스타트업들이 10여년 사이에 여러 국가에서 출현했다.

본지는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시대가 우리 기업들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각 분야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을 소개하는 난을 마련했다. ‘유니콘 기업으로 본 4차 산업혁명 시대 신산업’이라는 주제의 유재흥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경영학 박사)의 글을 1년 동안 연재한다. 이번 강좌가 우리나라 유니콘 기업 탄생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편집자 주>
 

유재흥 연구원은 한국과학기술원 경영학 박사로 소프트웨어 산업 생태계, 혁신 기업 성장 전략, 신기술 확산 전략 등에 대해 연구활동을 해왔다. ‘제4차 산업혁명과 산업의 디지털 전환 연구’, ‘트럼프 정부 출범이 국내 SW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에 관한 보고서와 ‘실체 있는 제4차 산업혁명 : 사회현안해결형 공공SW사업으로!’ 등의 칼럼을 다수 게재했다.

1. 유니콘의 시대 : 유니콘 기업,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열다! (1월호)
2. (드론) DJI Innovation: 미국을 추월한 드론 산업의 선두 주자 (2월호) 
3. (헬스케어) iCarbonX : 디지털 헬쓰케어, 중국의료를 혁신하다 (3월호)
4. (핀테크) Lufax: 글로벌로 성장하는 중국 P2P 대출 기업(4월호)
5. (VR/AR) Magic Leap : 가상시대를 열다!(5월호)
6. (빅데이터/AI) Palantir Technologies: 세상에서 가장 수상한 스타트업(6월호) 
7. (온라인 게임) Unity Technologies: 게임산업의 엔진(7월호) 
8. (전자상거래) Flipkart : 인도의 아마존(8월호) 
9. (항공우주) SpaceX : 우주 여행 시대를 열 것인가(9월호)
10. (부동산) WeWork : 오프라인 공간의 재탄생(10월호) 
11. 한국은 왜 유니콘이 나오지 못할까?(11월호)
12. 손정의의 비전펀드로 본 디지털 신산업의 미래(이번호)


손정의 회장은 왜 적자기업에 투자했을까

2018년 11월 20일 우리나라 대표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Coupang)은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로부터 2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쿠팡은 2015년 6월 이미 소프트뱅크로부터 10억 달러를 투자받아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번 투자는 그 두배로 한국 인터넷 기업 역사상 가장 큰 해외 자본 투자다.

하지만 쿠팡은 지난 3년간 1조 7천억원, 매년 5천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중이다. 손정의 회장은 왜 이런 기업에 그렇게 큰 투자를 다시 한 것일까? 손회장의 인터뷰 내용을 보자.

“김범석 쿠팡 대표가 보여준 거대한 비전과 리더십은 쿠팡을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리더이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 소비자들에게 계속해서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쿠팡과 손잡게 되어 자랑스럽다.”

손회장은 김범석 대표의 리더십, 쿠팡이 이커머스 분야에서 만들어 가고 있는 다양한 혁신, 그리고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실제 쿠팡은 티켓몬스터가 선점하며 급성장하던 국내 소셜 커머스 시장에 2010년 후발 주자로 뛰어들었다. 몇 년간 소셜커머스 시장에서 입지를 쌓더니 G마켓, 11번가 등이 견고하게 자리잡은 이커머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무료 배송을 실현하겠다고 나섰고 배달원들도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했다. 2014년 3천 5백억 원이었던 매출은 2017년 2조 6천억 원을 돌파했고 올해 5조 원을 달성한 것으로 전망된다. 그 사이 직원도 2만 4천 명으로 늘었다.

쿠팡은 2015년 투자받은 1조 원을 첨단 물류 센터 구축에 과감히 투자했지만 오히려 적자는 늘고 있다. 그 사이 창업 멤버들과 외부 영입 인사들 간의 마찰로 경영상의 잡음도 들리고, 무료배송서비스를 두고 택배사업자들과의 지리한 법적 다툼도 있었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 마켓컬리와 같은 경쟁 업체들도 생겨났고, 신세계, 롯데와 같은 오프라인 소매점들도 온라인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손정의 회장은 어떻게 레드오션이 되어버린 이커머스 시장에 그것도 후발주자로 적자에 허덕이는 이 신생 유니콘 기업에 3조원이 넘는 투자를 할 수 있었을까? 그는 우리가 보지 못한 무엇을 본 것일까? 이번 쿠팡에 투자된 자금은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Vision Fund)’를 통해 이뤄진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비전펀드는 지난 2016년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이 주도해 2017년 5월 조성한 930억달러 규모의 펀드다. 소프트뱅크뿐만 아니라 사우디 국부펀드가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고 애플, 폭스콘, 샤프 등 기업들도 투자하고 있다.

   
▲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투자자

손정의 회장은 이 펀드로 5년 내에 인공지능, 데이터, 사물인터넷 분야 관련 기업 100여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비전펀드’의 주요 투자 대상은 손정의 회장이 바라보는 미래를 만드는 기업들이다.

그렇다면 손 회장이 보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그는 어느 인터뷰에서 “30년안에 싱귤래리티(Singularity)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하며 이러한 사회를 만들어가고 이 안에서 인류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는 즉, 컴퓨터에 의한 수퍼 인텔리전스(Super Intelligence)의 탄생을 의미하는 싱귤래리티가 아무리 늦어도 30년 후면 반드시 일상에 현실화될 걸로 확신한다. 싱귤래리티 도래에 앞서 IoT 시대를 이끌고 인류를 더 행복하게 만들겠다.”

이 비전펀드가 주목한 기업이 추구하는 바를 들여다보면 현재의 디지털 전환이 추구하는 본류에 닿아있지 않을까?


비전펀드가 주목한 기업들

비전펀드 조성후 소프트뱅크는 영국 반도체 설계 회사인 ARM을 243억 파운드(약 35조 원)에 인수했다. 사물인터넷(IoT)의 핵심이 될 반도체 칩 분야에 대한 포석이다. 이후 인공지능 프로세싱의 핵심 장치인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하는 미국의 엔비디아(NVIDIA)에 40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 두 기업은 초연결, 초지능사회를 위한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다.

핵심 기반 기술 기업 외에 비전펀드가 집중 투자하는 기업은 우버를 포함한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들이다. 비전펀드는 차량공유서비스업체인 우버의 지분 15%를 사들여 최대 주주(12억 달러 투자)가 되었으며 중국의 디디추싱(45.6억 달러), 동남아 우버라 불리는 그랩에도 투자하고 있다. 자동차 제조업체로는 GM에 22억 달러를 투자해 자율주행차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다음으로 온라인 커머스 분야다. 손정의 회장이 2000년 알리바바의 마윈회장을 만나 6분만에 2천만 달러를 투자한 일화는 유명하다. 알리바바의 성공으로 2천만 달러는 50억 달러 이상으로 불어났다. 이후 손회장은 지속적으로 온라인 상거래 분야에 투자해 오고 있다. 2017년 인도 아마존으로 불리는 플립카트에 25억 달러를 투자했고, 쿠팡에도 총 30억 달러를 지원했다.

최근에는 부동산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세계 최대 공유 오피스 업체 Wework에 44억 달러 투자했으며 글로벌 자산 관리 회사 Fortress를 33억달러에 인수했고 온라인 부동산 중개 스타트업 Compass, OpenDoor와 부동산 건설회사 KATERRA에도 투자하고 있다.

이밖에 핀테크 분야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학자금 및 개인 대출 서비스인 SoFi(10억 달러), 중국의 온라인 보험회사 ZhongAn, 인도의 모바일결제서비스업체 Paytm 등에 투자하고 있다.

비전펀드가 투자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우선 손정의 회장의 비전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은 수퍼인텔리전스 사회, 데이터 중심 사회를 주도하는 기업들로 핵심 기술을 직접 개발하거나 독점적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모빌리티, 금융, 부동산, 상거래, 배달 등의 분야는 사람들의 삶과 밀착한 글로벌 생활플랫폼이다. 사람들의 의, 식, 주는 물론 먹고 일하고 놀고 이동하는 모든 생활 영역에 걸쳐 비전펀드가 투자한 기업들 없이 생활이 되지 않는 시대가 올지 모른다.

이는 쿠팡의 김범석 사장이 꿈꾸는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라는 질문을 고객들이 스스로 하게 만들겠다”라는 꿈과도 일치한다.

또 한 가지 공통점은 각 분야에서 독점적 위치에 있거나 그럴 잠재력이 높은 기업이라는 점이다. 소위 승률이 높은 게임을 하는 것이 손회장의 경영 원칙이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 기업들 외에도 반려견산책 중개 플랫폼인 Wag가 비전펀드의 선택(3억 달러)을 받았다. 얼굴인식 분야의 세계 1위 인공지능 기업이라는 중국의 SenseTime 역시 비전펀드의 투자(10억 달러)가 예상된다. 이들 기업 모두 시장 선점과 높은 기술력으로 각 사업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손정의 회장은 2~3년에 한번씩 1,000억 달러 규모의 2호펀드, 3호펀드를 계속 조성해 싱귤래리티 사회를 만들어 가는 기업에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 소프트뱅크 비전펀드 투자 현황(2017.12)


디지털 신산업의 세가지 조류(潮流)

디지털 신산업의 대표 기업이라면 비전펀드의 관심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반대로 비전펀드의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이 디지털 신산업의 선두 주자로 발돋움하고 차세대 유니콘, 데카콘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기술과 비즈니스 이벤트에 단편적으로 대응하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대한 조류에 전략적으로 편승하고 그 조류의 흐름을 이끌어가기 위한 전략적 고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현재 디지털 신산업의 기저에 흐르는 다음의 세 가지 변화를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1) 명사형에서 동사형 산업으로
지금의 디지털 신산업은 명사형에서 동사형으로 진화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일반적으로 자동차, 세탁기, 컴퓨터와 같이 명사형 제품이 하나의 산업을 대표했다. 하지만 디지털 신산업에서는 명사형의 제품보다 동사형의 서비스가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

모든 사물이 인텔리전스를 가지는 싱귤리래티 사회에서는 사물이 하나의 능동적 객체로서 서비스 제공자이면서 동시에 수혜자로 역할한다. 스마트폰의 운영체제가 자동 업데이트되고 새로운 앱들이 설치되면서 기기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은 단순한 예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스스로 움직이며 상태를 파악하고,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전달해 주는 하나의 유기체가 되어가고 있다. 소리만 출력했던 스피커는 인공지능 플랫폼과 결합해 가정내 비서, 사무실내 직원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무인 호텔에서는 로봇이 접객을 하고 서비스를 수행한다.


단순히 값싸고 질 좋은 제품을 만들겠다는 전략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제품이 ‘데이터와 지식과 결합되었을 때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확장된 서비스에 대한 사업 모델의 개발이 필수적이다.

이제 고객이 똑똑하게 사용해 주길 기다리는 수동적 제품의 시대는 끝나간다. 오히려 고객이 경험하지 못했던 경험을 전달해 주는 서비스로 무장한 능동적 제품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2) 규모의 경제에서 범위의 경제로
제품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은 비용에서 가치로 경쟁의 구심점을 바꾸고 있다. 이는 규모의 경제에서 범위의 경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산업화 시대에는 제품을 값싸게 만들기 위한 규모의 경제가 중요했다. 대규모 공장을 운영하면서 생산비용을 낮추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었다.

규모의 경제는 여전히 제조 분야에서는 중요한 전략이다. 하지만, 최근 제조업의 트렌드는 다품종 소량생산, 맞춤화 생산으로 변화하고 있다. 생산비용을 낮추는 것은 대량소비체제하에는 주요했다. 하지만, 제품과 서비스의 가치가 개별화, 파편화되는 시대에서는 비용보다는 실제적으로 소비자의 욕구에 부합하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의 원천이 되고 있다.

가령, 온라인 클라우드 소싱을 통해 디자인을 공모하고 3D프린팅 기술을 통해 자동차를 제조하는 로컬모터스(Local Motors)라는 기업은 세상에서 유일한 자동차를 고객에게 제공한다. 그 유일성은 결코 비용과 비교할 수 없다.

렌트카 서비스의 경우 자동차의 종류, 요금제의 종류, 회원 등급을 통해 상품을 다변화시킬 수 있다. 숙박예약서비스의 경우도 비슷하다. 장소, 편의시설, 방의 디자인, 요금제 등을 조합해 다양한 상품 조합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용 가능한 자원이 많을수록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네이버가 검색의 1위가 된 것은 지식인이라는 서비스로 거의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주기 때문이었다. 어떤 질문에도 적합한 답을 찾아주는 다양한 지식 베이스가 핵심 경쟁력인 것이다. 온라인을 통해 검색되는 제품과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소비자가 요구하는 어떤 형태의 질문에 대안을 줄 수 있는 서비스, 즉 다양성이 경쟁력의 새로운 원천이다.

소비자의 숨겨진 욕구를 이끌어 내어 그에 부합하는 다양한 제품을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가라는 범위의 경제가 디지털 신산업에서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3) 가치 사슬의 통합에서 느슨한 연결로
역동적 서비스가 중심이 되는 사회로 변화하면서 사업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게 됐다. 과거와 같은 경직된 사업 구조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요구를 맞출 수 없다.

실제 1980년대 제조 중심의 산업 사회에서는 마이크포터가 주창한 핵심 경쟁력(Core Competency) 패러다임이 각광을 받았다. 핵심 경쟁력은 제품 차별화, 원가 우위로 대표되는데 특히 원가 우위 전략으로 가치 사슬의 수직 통합, 수평 통합 전략이 지지를 받았다. 즉, 생산부터 판매까지 한 회사가 일괄적으로 담당하는 것이 효율적 경영의 모범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지금의 디지털 기술은 기존의 가치 사슬을 빠르게 해체(unbundling)하고 있다. 엄밀히 말해 가치 사슬의 각 단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만들어 내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해 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금융 분야를 들 수 있다. 기존의 금융 기관은 예금, 대출, 송금, 신용 평가 등을 모두 담당했다. 하지만, 최근 저가의 수수료로 특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들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송금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Toss, TransferWise), 대출(Affirm), 신용 평가(TrustingSocial, Zest Finance), 크라우드 펀딩(KickStarter, Indigogo), 나아가 부동산 대출(Lending Club), 학자금 대출(SoFi) 등 전문 영역에 집중하는 기업들까지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유통분야도 새벽배송(마켓컬리), 배달대행(바로고), 모바일결제, 배송최적화 알고리즘 개발 전문기업(메쉬코리아)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 치킨집 사장은 맛있게 닭을 튀기기만하면 된다. 주문접수, 광고, 배달, 결제 등을 전문기업들이 나눠 담당하며 수익은 이들 기업과 분배하게 된다. 유통의 각 가치사슬에서 최고 기업들이 느슨하면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고객에게 최종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질적 파트너들의 연결을 통해 최고의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 조정역량(Coordination Capability)이 새로운 경쟁원천이 되었다. 차량을 갖지 않고 차량운행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나 집 한채 소유하지 않고 전세계 수백만개의 집을 연결해 주는 AirBnB, 반려견 산책 중개(Wag), 배달대행(Vroong) 역시 이러한 가치사슬의 해체를 촉진하면서 동시 다양한 참여자들을 느슨하게 연결해 주는 탁월한 조정능력을 선보인 사례라 하겠다.


2019년은 4C전략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연말이다. 내년 경기 전망, 유망 산업 및 기술 분야들을 소개하는 행사장엔 올해도 힘겹게 버틴 사업자들과 새롭게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한 경제연구소가 올 여름 발표한 내년 경기 전망 보고서에서 저성장 기조의 지속을 예견하고 있다. 게다가 국가 경제를 이끌었던 반도체 산업을 포함해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주력 산업들의 경기도 밝지 않다. 가트너 그룹은 인공지능, 블록체인, 5G, 친환경 등의 기술들에 주목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에서는 ICT규제개혁, 에지컴퓨팅, 남북경협, 중국ICT의 부상 등 2019년도의 10대 이슈들을 소개했다.

우울한 경기 전망과 장밋빛 기술 소개의 장이 된 행사장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어 사업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까? 버즈워드로 치장된 기술들의 나열과 단편적 이슈 속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디지털 신산업의 변화의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2019년 새해 우리가 가진 것에 주목하자. 모든 것을 과감히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변신하는 전환은 없다. 현재 우리가 가진 자원과 역량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 사람들을 연결하고(Connect), 서로의 역할을 조정하며(Coordinate), 새로운 가치를 공동으로 만들어(Co-create) 낼 때 남들이 보지 못했던 비전을 가지고 신사업을 개척(Cultivate)할 때 의미 있는 변화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유재흥 jayoo@spr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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